‘반갑다 추위야.’

갑작스런 추위로 보일러·난방기·온풍기 등 겨울철 가전이 제철을 만났다. 보일러와 난방기업체는 10월 중순부터 성수기에 돌입했지만 불과 몇 주 전까지 예년에 비해 푸근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매출이 급감해 울상이었다. 그러나 최근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다시 화색이 돌고 있다.

보일러·난방기 각 매장마다 문의 전화가 빗발치면서 애프터서비스 인력을 크게 늘리고 있으며 막바지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기 매트·온풍기 등도 이달 초에 비해 평균 20∼30% 이상 판매가 늘어나는 등 본격적인 성수기를 예고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아르바이트 인력까지 고용해 대응할 정도로 최근 며칠 사이에 문의 전화가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 주춤했던 판매량도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경동은 주력 모델인 ‘콘덴싱’ 제품이 최근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고효율 에너지 제품으로 인정 받으면서 수요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 회사 조성룡 전무는 “이번주 초부터 대리점마다 문의 전화가 평균 40% 이상 크게 늘었다”라며 “전체 보일러 판매량도 예년 이상을 웃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동과 함께 보일러 시장을 주도하는 귀뚜라미보일러도 설치와 AS 문의가 30% 가량 증가했다. 귀뚜라미는 전국 360개 매장의 모든 인력을 총 가동하고 있다. 대략 11월이면 중단하는 광고와 프로모션도 연말까지 연장해 막바지 ‘수요몰이’에 나설 계획이다.

보일러업계에서는 가스 기준으로 2002년 시장 규모가 128만대로 최고를 기록한 이후 전년 93만대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다시 100만대 이상으로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다.

난방기업체도 바빠졌다.

LG전자는 부쩍 추워진 날씨에 맞춰 냉·난방 신제품을 내놓고 막바지 ‘겨울 에어컨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절기 대표 제품인 초절전 인버터 냉·난방기를 주력으로 하절기 에어컨 ‘휘센’ 열풍을 이어갈 계획이다.

에어컨 사업부장 노환용 부사장은 “지난달부터 냉·난방 제품을 추가로 출시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 나가고 있다”라며 “부쩍 쌀쌀해진 날씨로 난방 제품을 찾는 고객이 크게 늘어 모처럼 매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출시한 ‘하우젠 초절전 냉·난방 겸용 제품을 주력으로 업소 등 기업(B2B)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밖에 전자랜드·하이마트 등 주요 유통점도 전기매트·난방기·히터·라디에이터·온풍기 등 소형 겨울철 가전 매출이 이번주를 고비로 30% 이상 수직 상승 중이다.

전기난방기업체 코퍼스트 김정호 사장은 “추워진 날씨 덕택에 문의 전화가 지난주에 비해 10∼20% 가량 늘었다”라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 주력 제품인 라디에이터를 렌털 형태로 임대해 주는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는 데 반응이 기대이상”이라고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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