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구하려면 빌딩부터 잡아라’ 이산화탄소 저감 문제가 전 지구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미국에서는 이른바 ‘그린 빌딩’이 건축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5일 샌프란시스코시는 앞으로 짓는 건물은 수자원과 에너지를 보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탄소배출량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것을 골자로 한 ‘그린 빌딩에 관한 법령’을 승인시켰다. 이번 법령은 건축 관련 환경 법령 중 건국 이래 가장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규제 대상에는 샌프란시스코의 대부분 상업용, 주택용 건물이포함된다. 또 지붕을 태양전지판으로 덮도록 하고, 통풍이 잘 되도록 빌딩 창문을 설계하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규제를 통해 2012년까지 연간 6만톤의 탄소와 22만 메가와트의 전력량, 1억 갤런(3.8억 리터)의 물을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형 주택지나 상업용 건물은 LEED(the Leadership in Energry and Environmental Design)이 만든 지표에 따라, 중소형 주택지는 LEED보다는 다소 느슨한 그린포인트레이팅시스템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된다. 개빈 뉴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이번 법령은 건축업자에 재정적으로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조캇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령은 ‘자연형 태양열 주택 설계’ 등으로 저술한 유명한 건축설계자인 에드워드 마츠리아가 주장한 ‘2030 계획’에 영향을 받아 제정됐다. 건축가의 이름을 따 ‘마츠리아 계획’이라고 불리는 이 친환경 건축 운동은 2030년까지 신축 건물을 탄소 배출 제로(탄소 중립)화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상원 의원도 지난해 말 이 운동의 영향을 받아 신축 건물의 에너지 사용량을 55%를 줄이는 내용의 에너지 법안을 채택했다. 미국 그린빌딩협회(U.S. Green Building Council)는 미국 내 신축 주택 건물 중 그린 빌딩 비율이 2005년 2%에서 올해 6%까지 올라갔다고 발표했다. 밀러 모어 그린빌딩협회 미셀 무어 부사장은 “최악의 주택 경기 속에서도 그린 빌딩 부문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정보부에 따르면, 미국 내 탄소 배출량의 절반 가량이 빌딩에서 나온다. 또 미국 전력량의 60% 이상이 소비되는 곳도 빌딩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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