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네트워크, 결국 소프트웨어가 생명입니다.”

강동우 테라온 대표(39)는 “시스템에서 단말기, 애플리케이션까지 세 박자가 맞아야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할 수 있다” 라며 “특히 세 가지 기술 가운데 소프트웨어가 가장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테라온은 작지만 강한 홈 네트워크 기업이다. 회사가 출범한 지 이제 5년을 넘기지만 기술력 하나로 ‘굵직한’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단박에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난방·환기를 조절하거나 화재·가스 누출 등을 감지하는 것과 같은 ‘제어’ 서비스에 치중한 선발업체와 달리 실시간 콘텐츠 공유, 세대간 네트워크 서비스와 같은 ‘지능형’ 첨단 서비스에 승부를 걸어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첫 작품은 지난 달 입주를 시작한 서울 정동 실버타운 ‘정동 상림원’이었다. 100세대 규모의 상림원에 셋톱박스를 ‘홈 미디어 서버’로 활용해 최첨단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현했다. 이어 470세대 규모로 조만간 입주를 시작하는 건국대 근처 신축 아파트에도 서비스를 시작한다. 특히 정동 상림원은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나 IT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실버세대도 손쉽게 TV로 다양한 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현해 주목을 끌었다.

“기존 셋톱박스에서 제공하는 TV 시청 기능 외에 TV를 통해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실현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고선명 디지털(HD) 방송, 예약 녹화(PVR), 전자 프로그램 가이드(EPG) 기능을 지원하며 세대 내 월 패드와 단지 내 단지 서버와 연결해 실시간으로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강 대표는 “가령 TV를 보고 있는 중에 방문자가 초인종을 누르면 방문자를 TV로 확인하고 거실에 앉아 단지 내 공지 사항에서 매달 검침량, 관리비까지 조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TV에서 각 방 조명과 난방을 통제하고 화재· 가스 누출 등을 감지해 TV에서 경고 화면을 보내주는 기본 홈 네트워크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강 대표는 홈 네트워크 분야 ‘새내기’ 기업이 짧은 시간에 두각을 보인 데는 소프트웨어 경쟁력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강 대표 본인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강 대표는 삼성전자, 그것도 한 때 삼성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산실로 불렸던 ‘디지털 솔루션 센터(DSC)’ 원년 멤버다. 테라온 대부분의 인력이 삼성전자 DSC 아니면 삼성SDS 출신이다. 삼성이 워낙 하드웨어 사업 비중이 높아 소프트웨어 분야가 상대적으로 빛을 못 받았지만 삼성전자 시절 축적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 경험이 그대로 테라온으로 이어지고 있다.

강 대표는 “시장이 성숙한 하드웨어에 부가가치를 주는 것은 소프트웨어”라며 “‘솔루션이 강한, 애플리케이션이 튼튼한’ 홈 네트워크 전문업체로 국내와 해외 시장을 평정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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