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도 무사귀환 염원 촛불집회 열려

   

부산역 촛불집회
21일 전국적으로 세월호 관련 촛불집회가 이어진 가운데 이날 오후 7시 부산역 광장에서 부산여성회와 부산학부모연대 소속 학부모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를 추목하고 실종자 구조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렸다.  배병수 기자 b4592@busaneconomy.com

누리꾼·해외동포들도 추모문화제 동참

21일 오후 7시 부산역 광장. 부산여성회와 부산학부모연대 소속 학부모 2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 구조를 촉구하는 촛불 집회기 열렸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실종자 가족의 안타까운 상황과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를 보면서 국민은 애도의 마음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6일째 단 한 명의 생명도 살리지 못하면서 그 가족과 국민은 피를 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기념촬영 논란과 의전 요구 등 무책임한 대응으로 정부 당국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적이 일어나기를 단원고 학부모와 함께 기원하겠다”면서 앞으로 매일 오후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여객선 ‘세월호’ 침몰 엿새째인 21일 온 국민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촛불이 전국에서 타올랐다.
   사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작은 불꽃은 누리꾼들은 물론 바다 건너 이국 땅 동포들의 손에 들린 초에도 옮아 붙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안산에서는 수많은 촛불이 침통에 빠진 도시의 밤을 밝혔다.
   안산경실련, 안산YMCA 등 시민단체 20여개로 구성된 침몰사고 문제해결을 위한 안산시민사회연대(옛 무사귀환을 위한 안산시민모임)는 오후 8시 안산문화광장에서 7번째 촛불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는 안산지역 교원과 학부모가 단원고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묵념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자유롭게 소망하는 내용을 적어 광장에 걸었다.
   전날 중앙역 인근에서 촛불기도회를 연 민주노총 안산지부는 같은 곳에서 또 한 번 촛불을 켜고 소원지를 내걸었다.
 

비슷한 시각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촛불 문화제가 이어졌다.
   민주실현시민운동본부(민본)는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드레스코드를 검은 옷으로 정한 촛불집회를 열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무사히 돌아와 줘’, ‘사랑하는 내 아들, 딸들아 돌아와다오’ 등의 문구가 적힌 노란 도화지 10여 장이 바닥에 깔렸다.
 

‘색종이’라는 가명을 밝힌 50세 여성은 발언대에 올라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갑작스럽게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마음으로 나왔다”며 “수련회를 갔던 제 아이가 2박 3일 만에 돌아온 것처럼 실종된 아이들이 각자 부모의 품에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전국여성연대는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실종자 무사 생환 기원 시민 촛불’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은 ‘어른들 말 잘 들어 차가운 바다 속에 갇힌 아이들아! 우리가 잘못했다. 부디 살아 돌아오렴’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보였다.
   이윤아(44·여)씨는 “고3 짜리 딸이 있어 아이들이 내 자식 같아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나왔다”면서 “한 명이라도 기적적으로 생존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의정부시 애향회와 한국자유총연맹 의정부시지회 소속 회원 100여 명은 행복로 광장에서 ‘기적을 바랍니다. 힘을 잃지 마세요’라고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200여m 광장을 돌며 세월호 탑승자의 무사생환을 빌었다.
   울산에서는 울산여성회 등 시민단체가 주최하는 행사가 남구 울산대공원 동문 앞, 동구 남목 삼거리 등 8∼9곳에서 진행됐다.
 

누리꾼들도 추모 및 생환 기원 촛불문화제에 동참했다. 안산의 누리꾼 200여명은 온라인에 미리 공지한 날짜와 장소에 모여 퍼포먼스를 펼치는 ‘플래시몹’ 형식의 촛불기도회를 했다.
   대구지역 인터넷 카페 모임 등은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세월호 침몰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었으며 제주지역 누리꾼 100여명도 시민과 함께 사고 희생자를 추모했다.
 

촛불은 바다 건너 동포들의 손에서도 타올랐다.
   미국에서는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와 남가주교회협의회 등이 16일 오후(현지시간) 합동분향소를 설치한 데 이어 오렌지카운티·애틀랜타 한인회가 각각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분향소를 설치해 조문객을 받고 있다.
 

지난 18일과 19일에는 하버드대·매사추세츠공과대(MIT)·보스턴대 등 주요 대학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들이 촛불집회를 열어 실종자의 무사구조를 기원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는 22일 크라이스트처치시 푸초센터에서 한인 시니어사랑방 회원 100여명과 함께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고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캐나다 매니토바 한인회는 20일 희생자를 위한 성금 모금을 시작했다. 내달 11일까지 모금한 뒤 토론토 영사관을 통해 한국 정부에 성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뉴욕 퀸스 한인회와 퀸스나눔희망재단 등은 세월호 피해 가족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오는 27일까지 ‘위로 편지·엽서 보내기 캠페인’을 펼친다. 이들 단체는 위로 편지를 모아 안산 단원고등학교로 전달할 계획이다.  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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