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씨 일가 200억대 차명부동산 의혹
 

‘강남땅서 농사?’ 유씨 일가 200억대 차명부동산 의혹
염곡동 저택 인근 6필지 영농법인 명의로 등기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을 운영하는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서울 강남의 부동산을 영농조합 명의로 돌려놓고 차명으로 관리하는 정황이 드러났다.

24일 유 전 회장 일가의 자택이 있는 서울 서초구 염곡동 일대 토지의 등기부등본을 보면 유 전 회장의 동생 명의로 돼 있던 5천729㎡ 넓이의 6필지를 모 영농조합법인이 사들였다.

이들 토지는 모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 등이 소유한 단독주택 4채 인근이고 일부 땅에는 일가의 주택이 들어서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들 토지의 시가를 ㎡당 적게는 200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으로 보고 있다. 전체 시가는 2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유 전 회장의 동생은 1998년 11월 이들 토지 대부분을 매입했다. 당시는 세모그룹의 모기업인 ㈜세모가 부도를 맞고 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던 시기다. 동생은 이들 땅을 담보로 청해진해운의 계열사인 트라이곤코리아와 돈거래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이들 땅을 사들인 영농조합법인은 경기 안성시 보개면의 종교시설 ‘금수원’ 인근에 사무소를 두고 있다. 금수원은 유 전 회장이 세운 기독교복음침례회, 일명 ‘구원파’의 총본산으로 사실상 유 전 회장 일가의 사저라는 의심을 받는 곳이다.

이 영농조합은 2003년 ‘협업적 농업경영’, ‘농·축·임산물의 공동생산 및 공동출하’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금수원 관계자는 영농조합과 유 전 회장의 관계를 묻자 “이상한 질문”이라며 확인을 거부했다.

인근에서는 이들 땅의 실제 주인이 과거에도 동생이 아닌 유 전 회장 본인이었다는 얘기가 나돈다. 염곡동의 한 주민은 “동생이 유병언씨 몰래 땅을 팔려다가 실패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염곡동 땅 이외에도 전국 곳곳에 영농조합 명의로 대규모 부동산을 숨겨놓고 차명으로 관리한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위한 사업’을 목표로 설립된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은 제주도 서귀포시에 990만㎡ 면적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경북 청송군의 보현산영농조합법인이 100억원대 임야와 논밭을 매입할 당시 유 전 회장이 계열사 자금으로 지원해 줬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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