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블로거 금정산~용락암 MTB체험 시승기

   

▲ 금정산 남문으롷 향하는 길

 부산은 MTB 천국의 도시다.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도심 곳곳에 라이딩을 즐길 수 있는 산들이 있다. 그중에 MTB 라이더들 대부분이 명산으로 손꼽는 곳이 있으니 바로 금정산. 금정산은 해발 801m로 산이 큰 만큼 코스도 다양해서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레저로 즐기기에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라이딩 코스] 금정산 식물원 입구-도로업힐-남문-수박샘 싱글-동문-제3망루-용락암-남산빌라
 금정산 식물원부터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그날의 체력에 따라 고통의 시간이 될 수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금정산 라이딩을 위해서는 꾸준한 체력 관리가 필수적이다. 아스팔트를 타고 오르지만 산 공기는 너무도 상쾌하다. 부지런히 페달을 저어 30여 분이 걸려서야 남문을 향하는 초입구간에 다다른다. 사실 용락암 코스를 타기 위해서는 동문으로 가야 하지만 평소보다 길게 타고자 양념삼아 수박샘 코스를 넣었다. 수박샘 싱글트랙은 짧지만 임팩트가 있어 올마운틴 라이더가 한번 경험 했다면 상당한 중독성이 있다. 거기다 크고 작은 바위가 지뢰밭처럼 널려 있어 각별한 주위가 요구 된다. 잠깐의 방심과 욕심은 전복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집중에 또 집중. 산악자전거가 이런 맛에 타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슬아슬 스릴이 넘친다.

   
 

 동문에서 인원을 체크하고 대열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용락암으로 향한다. 뭔가 비장한 각오가 아니면 오르막에서 포기 할지도 모를 일이다. 노면으로 부터의 미끄럼이나 장애물에 인해 내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끈기가 필요하다. 나비암을 지나 마지막 경사를 차고 올라간다. 필자는 여기가 한계다 몸이 움직이질 않아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니 그 모습을 본 중년의 등산객 분이 우스개 소리로 “다 타고 가셔야죠?” 라며 놀린다. 아주 힘들다는 표정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렇게 한발 한발 움직이니 곧 멋진 전경이 펼쳐진다. 그동안 올라오면서 나무숲속에 갇혀 있었으니 뻥 뚫린 모습에 속이 다 시원하다. 휴식 중 필자는 먼저 출발 한다. 억새밭과 라이더가 어우러지는 모습 거기에 금정산의 기암절경까지 담고자 나름의 매복을 서기 위해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자전거와 함께 한명씩 내려오는 모습을 확인 그리고 나름의 구도를 잡고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용락암 라이딩의 시작점. 무너진 성벽을 넘어 보면 여기가 스위스 알프스가 아닌가 착각이 들만큼 상당한 경치를 자랑한다. 여기를 수십번 왔음에도 다들 관광객 마냥 사진을 찍기 바쁘다. 그만큼 볼 때 마다 감동이다.
 출발 1분 만에 여기저기서 탄성의 목소리가 들린다. ‘헉 이게 머꼬 진흙탕 장난 아니다’ 바퀴가 쭉쭉 미끄러지는게 전날 밤 비가 왔나 보다. 용락암 코스의 노면은 마사토라 물을 먹으면 완전 뻘밭이 되는데 특히 햇볕이 별로 안 드는 응달이다 보니 비가 오면 땅이 마르는게 더디다. 기온의 차이에도 예민해서 기온이 오르면 얼었던 땅이 녹아 진흙탕이 되기 일쑤. 좀 미끄럽더라도 탈수는 있지만 흙이 바퀴와 프레임 사이 공극을 메워 바퀴가 굴러가지 않는다. 그래도 이런 경험이 한 두번도 아니고 적당히 응급조치를 하고 다시 이동한다. 첫 번째 내리막을 무사히 통과하고 두 번째 내리막 앞에 들어섰다. 여기서 부터는 긴장이 된다. 경사도가 크고 노면은 미끌미끌 거기에 곳곳에 돌까지 장애물이다. 이런 곳도 즐겨야 하는 MTB는 역시 익스트림 스포츠이다. 물론 나는 아마추어 동호인이라는 생각에서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 적당한 선에서 자제 할 줄 아는게 옳다. 지나온 길을 올려다 보니 입이 벌어 진다. ‘저기를 어떻게 내려 온 거지?‘

   

▲ 쉬워보이지만 나름 도전 구간 체력을 시험하게 하는 업힐 구간들.

 용락암은 작은 암자의 이름이다. 이곳을 지나는 등산객이나 산악라이더들이 근방에서 목을 축일 수 있는 유일한 약수터 이기도 하다. 잠깐의 휴식을 끝내고 마지막 구간을 달린다. 등산객은 거의 없다. 종착지점까지 소로길에 거의가 나지막한 내리막의 경사다. 쭉쭉 뻗은 숲속 나무 사이사이 순간 지나치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이름 모를 꽃도 그렇게 예쁘게 보일 수 없다. 무사히 완주를 하고 남산동에 도착.
 자전거 하나로 산을 하나 통째로 넘어 왔다. 땀도 많이 흘렸고 허벅지 근육도 제법 땅땅해졌다. 운동을 이렇게 즐겁게 하면 그게 힐링 아니겠는가. 오늘도 산악라이딩으로 지난 일상의 스트레스는 날려 버렸고 시작되는 새로운 한주의 활력을 충전 했다.

백두산(이지현 블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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