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블로거 수영역~간절곶 MTB 체험 시승기

   

▲ 이지현 블로거

봄의 기운이 본격적으로 느껴지는 요즘, 전국 방방곡곡 꽃 축제가 열리고 거리의 사람들은 활력이 샘솟는다. 봄이 되면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에게도 이만큼 반가운 계절이 또 없다. 특히 도로라이딩을 즐기는 로드바이크 매니아는 겨울 동안 끓어올랐던 열정을 불태울 수 있는 시즌오픈인 셈 인 거다. 창고에서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필자도 올해 첫 싸이클 안장에 올랐다.
 몇 년 전 교통사고 이후 가급적이면 싸이클을 혼자 타지 않고 약속장소까지 도시전철을 이용한다 (부산도시전철은 토요일/일요일 자전거 탑승가능) 도로 라이딩 시 팀을 이루어 이동하게 되면 운전자들로부터 시인성을 높일 수 있고 혹시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대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홀로 라이딩 보다는 팀 라이딩을 선호하는 편이다. 수영역에서 일행들과 만나 코스를 재확인하고 몇 가지 의논을 나눴다. 유연한 흐름을 위해서 갈림길이 있는 곳에서의 길 선택을 명확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출발.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 해월정(달맞이고개)으로 달리고 있다. 일요일 아침 7시30분, 시간상 활동하는 사람보다 이부자리에 누워있는 이들이 더 많을 시간. 일요일 늦잠을 못 잔다는 건 아쉽지만 대신 도로가 한적하고 하루를 길게 활용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득이 많다. 달맞이고개를 오르다 잠시 페달을 멈추니 해운대 앞바다와 광안대교가 눈에 들어오고 잔잔한 파도는 오늘따라 더욱 짙은 상쾌함으로 밀려온다. 그리고 이내 치고 오르는 고갯길에서 숨이 서서히 가빠지고 허벅지 근육은 묵직해진다. 나름 겨울동안 산에서 MTB로 단련했다지만 역시 로드는 그 특유의 운동 맛이 있다. 그만큼 체력단련 효과도 상당하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송정방향으로 흘러 내려가는 기분을 만끽해본다.

   
 

 송정부터 기장대로까지 역시 이른 시간이라 한적하다. 물론 이 한적함은 간절곶 까지 이어진다. 그렇게 송정을 지나 일광의 해안도로로 접어 들었다. 순간 미역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더니 우측으로 아침햇살이 놓인 바다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이 환상의 해안도로는 일광면 이천리에서 월내리 까지 이어진다.

   
 

 오늘 팀구성은 특별히 싸이클이냐 MTB냐로 구분 짓지 않았다. 대게는 기종별로 나누어 팀을 짜는게 보통인데 이는 케이던스(페달 회전수)와 속도의 조화를 위해서다. 하지만 MTB와 로드바이크가 섞이더라도 서로 배려하고 호흡만 맞춘다면 같이 못 탈것도 없다. 서로 교대로 바람을 막아주고 속도를 조율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평균속도는 27km/h를 넘고 있다. 오늘 라이딩 스타일은 시즌 첫 장거리 라이딩 이니 소위 관광모드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그동안 굳었던 몸도 풀고 봄 바다경치를 만끽 하는 것이 큰 목적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오늘같은 날은 서로간의 무리한 속도경쟁은 애초에 하지도 않는다. 어느새 임랑에 도착. 조용한 바다풍경과 차 한잔하기 좋아서 결혼 전 데이트를 위해 종종 찾던 곳이다. 짧게나마 떠오른 그때의 추억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후 고리원자력 발전소부터 작은 오르막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잠깐의 개별 독주가 허락 된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각자 몸의 움직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동안 열심히 체력 관리를 했다면 강을 거꾸로 오르는 연어와 같이 힘차게 오를테고 그렇지 않다면 숨이 턱까지 차오를 것이다(지금 필자는 헉헉). 보통 겨울동안은 추위 때문에 도로라이딩을 거의 할 수 없다. 그래서 열정의 동호인들은 실내 운동을 하게 되는데 대부분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롤러 트레이닝’이 그것이다. 롤러 트레이닝은 자전거 거치식과 비거치식으로 실제 주행자전거로 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루함이 덜하다.

   
 

 드디어 서생면을 지나고 약 45km를 달려서 도착한 울산 간절곶.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있자니 그동안 일상에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순간에 날아 가버린다. 로드 라이딩 그 자체만으로도 즐겁지만 이렇게 멋진 풍경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전거를 탈수 밖에 없는 매력이 아닐까. 간절곶에 도착했으니 소망우체통, 풍차 그리고 드라마하우스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음료수 한잔과 함께 여유로운 휴식을 가져본다. 복귀는 다시 해안도로를 타고 반송로를 이용, 반송고개의 긴 오르막과 철마로 잇는 갈치고개가 체력적 인내를 요구한다. 그래도 이미 봄의 기운이 충만했으니 페달은 힘차게 돌아만 간다.
 지금 도로라이딩을 즐기기에 최상의 날씨다. 다가오는 주말 그동안 움추렸던 몸을 기지개 한번하고 자전거로 해안도로를 상쾌하게 달려 보는건 어떨까.
 [정보]코스 : 수영역-해운대-일광-임랑-간절곶-금정체육공원-동래 왕복 총거리: 93.97 km평균속도: 21.2 km/h최고속도: 54.6 km/h고도 : 52.7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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