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에브라 선제골 잇단 3골로 무너져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왼쪽)과 바이에른 뮌헨의 단테가 헤딩 경합을 벌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현 유럽 최강이자 대회 챔피언인 바이에른 뮌헨(이하 뮌헨)을 상대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는 오히려 잠자는 사자를 깨운 격이었다.
 맨유는 10일 새벽(한국 시각)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2013-2014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8강 2차전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1-3으로 패하며 종합 스코어 2-4로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경기 전부터 모든 관심은 뮌헨의 창을 맨유의 방패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지 뮌헨이 어떠한 승리를 거둘지에 쏠렸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뮌헨 감독은 바르셀로나 시절부터 보여준 패싱 전술을 바탕으로 어설프게 수비벽을 세우는 팀들에게 무차별 골 세례를 선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전반전은 1차전과 비슷하면서도 뮌헨에 더 쏠린채 흘러갔다. 뮌헨은 13개의 슈팅 시도(유효슈팅 5개)와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며 맨유를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진통제 투혼까지 불사한 루니를 중심으로한 맨유의 선수들은 뮌헨의 공격을 철저히 막아냈다. 그들의 투지에 전반전이 끝나는 휘슬이 울린 순간 경기장이 알리안츠 아레나가 아닌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트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이윽고 이어진 후반전 맨유는 시합의 흐름을 바꾼 사건을 터트렸다. 후반 10분 파트리스 에브라가 깜짝 선제골을 터트린 것. 이 골은 똘똘 뭉친 맨유 선수들에게도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한 뮌헨 선수들에게도 시합을 전혀 다른 양상으로 바꾸는 포인트로 다가왔다.
 선제골의 기쁨도 잠시 들떠 있던 맨유 선수들은 1분만에 마리오 만주키치에게 동점 헤딩 골을 허용했다. 이후의 경기는 뮌헨의 페이스대로 흘러갔다. 후반 23분과 31분, 토마스 뮐러와 아르연 로번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사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한가지 약점을 안고 있었다. 하비 마르티네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가 징계로 티아고 알칸타라가 부상으로 빠지며 공수 연결 고리를 해줄 선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그의 전술적 능력을 더 빛나게 해준 양념에 불과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반전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던 토니 크로스를 아래로 내리고 양 풀백이 적극적인 수비에 가담으로 수비력을 보완시켰다. 후반엔 하피냐를 투입해 람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크로스를 원래 자리로 보내 공격력을 극대화 시켰고 이는 3골로 이어졌다.
 가정이지만 선제 득점 후 흐트러진 맨유 선수들의 집중력을 잡아줄 수 있었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다. 경기를 읽어내는 눈과 강력한 선수단 장악력을 바탕으로 순간적인 전술변화에 능하던 알렉스 퍼거슨 전임 감독이 더욱 생각나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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