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은 일본과 가까운 만큼 일본과 관련된 유적도 무척이나 많다. 구)한국은행 부산본부도 그런 곳이다. 크다면 크고 작다면 작은 대청동길을 걸어올라가다 보면 회색의 정사각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언뜻 보기에도 상당히 엄격하고 정형화 된 느낌을 주는 건물이다. 그리고 이 곳이 과거로부터 지속되 온 부산 금융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은행 부산본부이다.
 구)한국은행 부산본부는 대한제국 시절 설립된 국책은행인 한국은행 부산지점이 있었던 곳이다.
 1909년 7월 공포된 대한제국 ‘한국은행조례’에 의해 설립된 한국은행은 일제강점기에는 조선은행으로 대체됐으며, 한국은행 부산지점도 자연스레 조선은행 부산지점으로 모습을 바꿨다.
 지금의 건물은 1963년 당시 건축계에 도입된 선진 건축기법에 의해 건축가 1세대인 이천승 선생이 설계해 새로 신축한 것으로 금융건축의 전형적 평면형식을 보여줘 건축사적으로도 큰 의미를 가진다. 신축 이전에는 타츠노카사이 설계사무실에서 설계한 건물로 조선은행 서울 본점과 함께 르네상스 스타일의 외관을 가졌었다.
 대청동 일대는 예로부터 부산의 중심지로서 각광받았다. 조선시대에는 초량왜관 경내에 해당됐으며, 일제강점기에는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현 부산근대역사관), 식산은행 부산지점, 경남무진주식회사를 비롯한 각종 금융기관과 한국 최초의 공설시장이었던 부평정시장(현,부평시장)등이 들어서있던 부산의 월스트리트였다.
 특히, 한국전쟁 기간 동안 우리 정부가 시행한 두 번의 화폐개혁이 모두 한국은행 부산지점에서 시행됐다는 점에서 역사적, 경제사적으로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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