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여객선들 비상상황 대처 ‘낙제점’

일부 선원 비상상황 임무 모르고 구조장비도 미흡

(부산=연합뉴스) 특별취재팀 = 부산항의 연안여객선 3척도 비상훈련과 인명구조장비, 차량과 화물 고정상태 등에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부산해양경찰서가 이달 25일부터 28일까지 실시한 ‘부산항 관내 연안여객선을 특별 안전점검’ 결과에서 드러났다. 부산해경 등 관계기관은 비상훈련과 인명구조장비, 항해장비, 소화장비, 차량·화물 고정, 기타 사항 등에 대해 점검했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부산∼제주를 운항하는 카페리인 서경아일랜드호(5천223t·정원 880명)는 16가지 지적을 받았다. 비상훈련부문에서는 일부 선원들이 비상상황이 생겼을 때 자신의 임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또 훈련 전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고 구명정 하강훈련 때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인명구조장비 점검에서는 구명정 탑승에 필요한 승객용 사다리가 잘 열리지 않았다. 또 구명정까지 이동경로를 알려주는 표시가 부실했다.

차량·화물부문에서는 소화 장비 1m 앞에 화물을 쌓아놓으면 안 된다는 표시가 없었다. 일부 선박 집기 고정상태가 미흡했고 선내 비상등 중 일부가 점등되지 않았다.

서경파라다이스호(6천626t·정원 613명)도 14가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상상황을 가정한 훈련에서 선원 간 비상신호를 하지 않았다. 또 일부 선원은 비상상황에서 자신이 맡은 임무를 잘 몰랐고 실내에서 갑판에서 구명정까지 안내하는 표시가 미흡했다.

항해장비 점검에서는 선박 블랙박스인 VDR이 오작동했고 공기호흡기 보관상태도 좋지 않았다. 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식당 등지에도 공기호흡기를 비치하도록 조치했다.

화물을 밴드로 고정하지 말고 체인으로 고정하도록 했고 소화 장비 1m 앞에 화물을 쌓아놓으면 안 된다는 표시를 하도록 했다.

부산항 항계를 오가는 누리마루호도 비상상황 때 개인별 임무 숙지 미흡, 비상훈련 매뉴얼 부실, 객실∼비상탈출구 유도표시 미흡, 타기실 천장 누수 같은 10가지 문제가 있었다.

부산해경은 “점검 결과를 선사 측에 통보했고 선사가 지적사항을 보완하는 대로 다시 확인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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