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훈 부산백병원장

“정도를 지키면서 수준 높은 의료의 질을 유지하는 것이 병원 발전의 미래라고 생각해요. 해외 환자 유치보다는 부산 시민을 위한 터미널 병원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장기 목표입니다.”

의료기관 수익 증대를 위해 골몰하고 있는 의료계 속에서 오상훈 부산백병원장이 내건 발전 전략이다. 부산시와 지역 의료기관이 해외환자 유치 등 의료관광 선점을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중에 백병원은 의료기관으로서의 ‘기본’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부산백병원은 인제의료원 산하 백병원 중 가장 큰 규모의 병상을 가지고 있다. 일정 수준의 진료수익을 내고 있는 병원으로서 의료기관의 본질인 ‘의료 역량’을 강화해 그 중심을 지키겠다는 뜻이다.

“부산백병원도 의료관광의 바람을 타야 하는지 경영진들과 심도 깊게 고민했어요. 그 끝에 내린 결론은 역시 정도를 지키는 것 이었습니다. 서울에 가지 않아도 될 정도의 질을 갖춘 의료기관이 되자는 것이죠.”

이는 같은 부산지역에 위치해 자칫 경쟁자 관계에 놓일 수 있는 해운대백병원과의 차별점이기도 하다. 해운대백병원은 해외환자 유치에 역량을 쏟고 있다.

또 부산백병원은 부·울·경 지역 환자들이 종착역으로 여길 수 있는 ‘터미널 의료기관’이 될 수 있도록 연구 역량 강화와 의료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보건복지부로부터 병원 특성화 연구센터 지원사업에 선정돼 ‘신생혈관질환 특성화센터’를 개소했다.

질병의 예방, 진단, 치료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과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수익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5년 간 110억 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연구중심병원 기반 조성을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었다.

또 그 해 10월에는 비수도권 유일의 ‘임상시험 글로벌선도센터’로 선정됐다. 5년 간 총 사업비 221억 원이 투입된다.

의료 질 향상을 위한 대내외적 체질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우선 중환자와 희귀난치성 질환에 주력해 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의료분쟁 최소화를 위한 팀을 구성했고 적극적인 초기 대응으로 환자와 의료진 간 갈등을 줄이고 의료진의 심리적 위축을 최소화했다. 덕분에 2013년에는 소송 의료사고 건수가 2010년 대비 30%에 불과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적정진료팀도 발족했다. 적정진료비 관리, 재원일수 관리, 의료인력과 소모품 관리, 요양급여 적정성평가 대비 등을 통해 경영 안정화에 기여하고 원내 행정의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외적으로는 각 과별 병사가동률을 분석해 병상 수를 재분배, 내과환자의 응급실 적체현상을 줄였다.

그런 한편 진료실 부족을 해소하고 쾌적한 진료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35년 된 건물을 전반적으로 리모델링, 본관 1층에 소화기센터를 배치하는 등 각 층마다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상연 기자 lsy@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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