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투자하고 싶은 것은 연구개발(R&D)인데 가장 부족한 것도 R&D 투자 자금’. 2009년초 기술 중소기업이 직면한 딜레마를 이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15일 한국산업기술평가원(원장 이계형, 이하 산기평)이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해 1월22일까지 한달간 전국에서 열린 ‘2009년 지식경제 기술혁신사업 설명회’ 참석자 27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60.4%의 기업이 올해 R&D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64.2%가 R&D 투자를 더욱 늘리겠다고 응답해 대기업(35.1%)에 비해 R&D투자에 의욕이 넘쳤다. 중소기업이 R&D투자를 늘리는 이유가 IMF외환위기 때와는 다른 점이어서 주목됐다. 외환위기 당시엔 많은 기업들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생산과 관련이 없는 연구소를 축소했지만 현 경제위기엔 수요 위축으로 발생한 여유 인력을 연구개발에 투자, 줄어든 기존 제품 매출을 신제품 매출로 해결하려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천시 남동공단에 있는 한 중소기업의 한 관계자는 “현 주력제품의 수요가 줄어들어 연료전지용 자성재료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모터코어 등 신제품 개발을 통해 전년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기존 생산에 투입됐던 여유 인력도 연구 인력으로 전환, 연구개발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우창화 산기평 기술평가본부 본부장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술개발을 통한 시장 돌파만이 살길이라는 인식이 중소기업들에 강하게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들이 정부 R&D 정책을 더 자세히 파악하고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혁신의 애로요인으로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R&D투자자금 부족(58.4%)’이라고 답했다. ‘R&D개발인력 부족’이라는 응답도 25.4%에 달해 기업들이 자금과 인력 수급 면에서 고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R&D 투자에 적극적인(70% 이상) 바이오·로봇·에너지·SW 및 서비스 등 신성장 분야 기업들은 ‘자금 부족, 금리상승’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수기자 mim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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