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오션 정책의 감초(甘草)'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 비전을 제시한 이후 부쩍 신문지상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곳이 있다. 바로 에너지관리공단이다. 신재생에너지보급·공공시설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교체 사업부터 에너지경영시스템(EMS) 구축 사업까지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러한 에너지관리공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령탑이 이태용 이사장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기 한 달 전, 이사장에 취임했다. '일복'을 타고난 셈이다.

"기업은 녹색 투자의 목표가 인류의 생존에 있다는 점을 인식함과 더불어 수익창출과 연계하는 기지를 발휘해야 합니다. 환경규제가 경영의 장애물이 아닌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도전의 기회임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이 이사장의 철학은 확고하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주장한다. 그는 "녹색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 소식에 국내 대기업들도 기업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녹색 비전을 앞다퉈 선포하고 있는 추세"라면서도 "산업계에서의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녹색 산업 투자는 미비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공단이 앞장서 에너지효율향상·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기후변화대응 체계 구축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 민간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민간에서 시도하기 쉽지 않은 사업들을 에너지관리공단은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해 연말 시행된 '공공기관 LED 조명 교체 사업'이 대표적이다. 각 공공기관에서 한 해 사용하고 남은 이른바 '불용예산'을 과감히 투입, LED 조명으로 교체케 했다. 민간에서 LED 조명에 대해 가격은 비싼 반면, 아직 성능에 대해 불신하는 분위기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이 이사장은 "2012년까지 공공기관 전체 조명의 20%를 LED 조명으로 교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뷰

-정부가 발표한 '그린 뉴딜'과 관련, 에관공은 향후 어떤 역할을 맡게 되나.
▲핵심사업 1건과 연계사업 2건을 포함 총 3건을 추진하게 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공공시설 LED 교체·그린 홈 닥터 양성사업 등이다. 올해만 총 1428억원을 투자해 1216개의 일자리를 만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에너지관리공단이 제정한 LED조명 고효율기자재 인증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의견도 있다.
▲현 LED조명 고효율기자재 인증기준이 시중 유통제품들에 비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LED조명의 인증기준을 낮게 유지할 경우에는 저가 불량제품이 유통돼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 균형을 지킬 필요가 있다.

-2009년 중점 목표 및 중장기 비전에 대해 얘기해 달라.
▲올해는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질적 원년으로, 에너지부문에서의 정책적 선도와 강력한 추진력이 매우 중요하다. 공단 차원에서는 에너지효율향상, 신재생에너지 개발 및 보급, 기후변화대응 역량 강화 등의 사업을 중점 추진할 것이다.

◆약력
1955년생. 서울고. 서울대 정치학과·행정대학원 졸업.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대학원 졸업. 행시 22회. 동력자원부 사무관. 상공부 무역위원회 불공정수출입 조사과장.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 석탄산업과장. 산업자원부 기간제조산업본부장. 특허청 차장.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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