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문턱에서

   

장진
부산시민 오케스트라
수석지휘자

왜 부산 문화계에선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놓고 찬반 논란이 뜨거운가?
 그 논란의 내용을 살펴보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찬성하는 쪽은 오페라하우스가 부산의 새로운 랜드 마크로 국제적 문화 명소가 될 수 있고 부산이 문화 불모지라는 오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에 따른 문화계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가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둘째, 반대하는 쪽은 오페라하우스 건립 예산이 1/3 정도밖에 확보되지 않았고 남은 예산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며, 또한 추진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은 물론 건립 이후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부산시의 재정에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건립보다는 열약한 문화계에 실질적 지원에 노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왜 하필 오페라하우스 건립인가?
 지난 2007년 부산시는 부산시민회관을 오페라하우스로 개축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하고 북항재개발 부지에 새롭게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이듬해 롯데그룹이 오페라하우스를 건립하여 기부하겠다고 발표하였으나 2012년 현물 대신 건립비용의 약 1/3에 해당하는 1,000억을 현금으로 기부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었고 일부 금액은 현재 출연하고 있다. 그러면 롯데그룹은 왜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가? 그동안 롯데그룹은 부산을 상징하는 기업이고 부산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와 시민을 위한 사회적 공헌도가 인색하다는 언론과 시민단체의 따가운 지적을 받아왔었다. 또한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 또한 곱지 않았다. 때문에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고 가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축물, 즉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적극 동참하여 이미지 변화를 꾀하였다, 최근 언론에서도 2012년 당시 부산시와 롯데그룹의 세부약정 부분에서 오페라하우스의 명칭을 “샤롯데홀”로 한다는 내용과 분할 기부금을 출연할 때마다 부산시는 롯데그룹의 숭고한 기부정신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해야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있다고 비판 보도했다. 또한 완공 후 현물로 기부하겠다는 계획에서 현금으로 분할 기부한다고 변경한 것은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러면 우리 부산문화계의 최대 이슈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어떻게 접근하면 될까? 과감하게 모방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우리 부산에는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 서울 등 다른 대도시에는 볼 수 없는 흔하지 않는 조건이다. 상징적인 오페라하우스 건립의 무리한 추진보다는 부산이 갖고 있는 좋은 환경중 하나인 바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그로인해 얻어지는 비용으로 공연의 충실한 내용을 위해 실질적 부분에 더 투자하여 참여하는 모든 예술인뿐만 아니라 무대 제작과 음향 조명 설비 등의 현장 설비에 좀 더 적극적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것을 잘 관리하고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과 그에 따른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얻어질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에 좀 더 관심과 투자를 기울이는 것만이 모두가 예술적 가치를 갖는 공연을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고 그러한 노력의 성과가 관객에게 감동으로 전해질 것이다. 이러한 내실 있는 공연을 더 많은 부산 시민들이 찾을 것이고 그들에게 남겨진 감동은 아름다운 부산 바다와 함께 부산시민의 자랑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부산의 자랑거리인 바다위의 오페라 하우스에  더 많은 관광객이 부산으로 방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는 세계 각국에서 열린다. 빈에서도, 라 스칼라에서도, 시드니에서도. 하지만 모두 건물 안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바다위에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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