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회의 맛있는 성]

   
1971~03 부산의대 산부인과 교수
2003~05 대한성학회 창립 및 초대회장
2005~09 세계성학회 국제학술위원
2003~현재 부산대 명예교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만든 바이올린에나 부칠 것 같은 ‘명기(名器)’란 말은 국어사전에는 그저 ‘유명한 기물’ 정도로만 나와 있지만 어른이면 그것이 여자의 어떤 기능과 관련이 있는 말이기도 하다는 것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에도시대 말 일본 사람들은 긴자의 여인이라는 뜻의 ‘긴자꼬(銀座子)’란 말을 쓰기도 했지만 우리에게는 마땅한 단어가 없어 이런 그릇 같은 이름을 부쳤었는지도 모른다.
 요즈음 무가지나 여성잡지 광고란 같은 곳에 심심찮게 ‘명기를 만들겠다’는 글이 보인다. 그러나 오늘날 젊은이들이 겪고 있는 성과 관련된 고민들의 대부분은 그들 성기의 해부나 생리와 직접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의 생활방식이나 사고에 큰 영향을 받고 때로는 전신적 상태의 일환이거나 심리적 원인에 의한 것인 경우가 더 많다. 수술에 의하여 도움을 받는 경우도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 부부간의 충분한 대화, 경험 또는 인지치료, 행동치료, 상담을 통한 심리치료, 약물치료 등을 시도해 보고 되돌릴 수 없는 수술요법은 마지막으로 미루어 두는 것이 좋다.
 변강쇠나 옥녀는 어쩌면 대리만족을 위해 조상들이 만들어 낸 인물들일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얘기들이다. 행여 그 비슷하게 되려는 시도를 하거나 포르노 같이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낸 비디오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들을 섭렵하려다 실패 했다고 의기소침할 이유는 없다. 이들은 모두 가식이거나 심하게 과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명기 타령을 하는 것은 그러나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조선조 때도 외모만으로 이런 재주 있는 여성을 평가하는 방법이 있었다. 즉 눈매가 길고 고우며, 콧날이 오똑하고 콧망울이 복스럽고, 살결이 윤택하고 귀골이며, 어깨는 둥글고, 젖꼭지가 검붉으며, 히프가 둥글고 펑퍼짐하며, 머리가 구름 같고, 검다는 등이 그것이다. 또 중국의 소녀경에 입상여인이라 하여 명기의 조건으로 일상(一上), 이모(二毛), 삼수(三水)를 들기도 했다. 즉 ‘질이 비교적 앞쪽에 위치하며, 음모가 많지 않고, 애액이 많은 여자’라는 뜻이다.
 질의 조이는 힘을 도와주기 위한 비수술적 방법으로 회음부 근육을 강하게 만드는 운동을 시키기도 하는데, 이는 권장할만한 일이다. PC근육이라고도 하는 불두덩꼬리힘살을 강화시키는 운동인데 자신이 질을 잡았다 놨다 하기를 반복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복식호흡까지 곁들여 회음부와 항문에 정신을 집중하고 숨을 내쉴 때는 눈과 입 주위의 근육까지 수축시키는 등 복잡하게도 시키지만, 그저 소변을 보다가 의도적으로 이를 멈추는 것 같은 근육운동만 반복해도 충분하다. 이 운동은 여성들의 성기능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많이 알지만 원래는 요실금의 치료 방법 중의 하나였고, 남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운동이다.

   
 

 그러나 성은 ‘두 다리 사이보다도 두 귀 사이가 즐거워야 하는 것’이므로 어떤 방중술의 근본도 이를 무시하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본다. 여자가 소위 진정한 명기의 소유자가 되려면 남성의 국소적 감각을 더 높이려하기보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식으로라도 보여 주어 그가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 느끼는 감동의 상태가 되게 하는 것이 낫다. 남자가 성에서 추구하는 것이 쾌락보다 권력이라고 주장하는 성학자도 있다.
 성 표현 때 여자가 침묵하는 경우, 신음하듯 의미 없는 소리만 내는 경우, 말을 하는 경우 등 여러 가지 유형이 있는데 이들 모두가 파트너에게 각각 다른 영향을 주게 된다고 한다. 대체로 여자의 교성은 남자의 자존감을 고취시켜 주기도 하지만 남자로 하여금 빨리 사정을 하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되는데 이 때문에 피곤하거나 지쳐서 빨리 마치고 싶은 여자들이 일부러 내는 경우도 많다. 외국의 통계이기는 하지만 약 25퍼센트의 여성들은 일부러 소리를 낸다고 하는데 이들은 거의 매번 그렇게 하며 남자들은 늘 속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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