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 감축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실제 부채 규모를 줄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1일 LH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LH의 금융부채는 102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3월 말의 105조7,000억원보다 3조6,000억원이 감소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이재영 LH 사장은 무디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 관계자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내년부터 전체 채권 규모를 동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데 부채 동결을 넘어 이를 감축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LH 관계자는 “이런 추세라면 올해 금융 부채는 지난해와 비교해 상당한 수준으로 감소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LH는 부채 감축이 성과를 거둔 이유로 판매목표관리제 등 전사적인 재고자산(토지·주택) 판매를 꼽고 있다. 올해 1분기 토지·주택 판매 실적은 계획보다 69% 많은 4조1천억원, 대금 회수 실적은 계획보다 93% 많은 3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도 판매는 84%, 대금 회수는 26% 증가했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을 통한 외부 조달은 축소됐다. LH는 지난해 4월 말까지 4조4,000억원을 채권 발행으로 조달했으나 올해엔 3분의 2 수준인 2조8,000억원 발행에 그쳤다.

또 이런 재무구조 개선은 채권 발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LH가 지난달 29일 LH 출범 후 처음으로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채권 발행에는 전 세계에서 약 20억 달러 규모의 주문이 몰려들었다.

LH 관계자는 “부채 동결 선언과 금융부채 축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덕분에 많은 투자자가 관심을 보여줬다”며 “특히 투자 의사결정이 신중한 것으로 알려진 외국의 중앙은행, 국제금융기구 등 공공부문에서 전체 발행액의 약 23%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채 동결 선언의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부채 축소를 통해 선순환 사업구조를 만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