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법인 통한 부당대출·세모 인수과정 의혹 확인

   

▲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인 송국빈 다판다 대표가 30일 밤 인천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을 피해 청사를 빠져나가고 있다.

‘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1일 온나라와 새무리 등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의 계열사와 대표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경기도 안양시에 있는 온나라와 인천에 있는 새무리 사무실, 이들 회사 대표인 변기춘(42)·황호은(63)씨 자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수사관 수십 여명을 보내 회사 회계 서류와 내부 보고 문서 등이 담긴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의 자회사인 온나라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가 소유한 청초밭영농조합법인에서 생산한 유기농 우유와 치즈, 원두커피 등을 판매하고 있다.
온나라는 청초밭영농조합법인의 제주 서귀포 농장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수십억원을 대출을 받는 등 유 전 회장 일가 및 계열사의 부당대출 및 불법 외환거래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새무리는 2008년 다판다, 문진미디어 등 유 전 회장 일가의 다른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모그룹의 모체인 세모를 인수한 바 있다.
검찰은 연매출 2억원 안팎에 불과하던 새무리가 당시 기업은행과 농협중앙회에서 담보도 없이 200억원이 넘는 거액을 대출받아 세모를 인수하게 된 것이 유 전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들 계열사는 경영 컨설팅과 상표권 등의 명목으로 유 전 회장 일가 소유의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에 거액의 수수료를 지급하고, 유 전 회장의 사진 작품을 고가에 매입해 비자금 조성 등을 도와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온나라 대표 변씨는 세월호 선사 청해진해운의 최대 주주인 천해지와 아이원아이홀딩스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는 유 전 회장의 최측근이다.
천해지는 유 전 회장의 사진판매업무를 담당하는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유 전 회장의 작품들로 추정되는 ‘상품’을 126억원 어치나 떠안아 ‘계열사 사진 강매 의혹’의 중심에 있다.
변씨와 함께 이번에 자택 압수수색 대상이 된 황씨도 세모와 새무리 등 유 전 회장 일가의 주요 계열사에서 자리를 옮겨가며 중책을 맡고 있다.
검찰은 확보한 압수물을 분석한 뒤 변씨와 황씨 등을 소환해 조사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일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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