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단군신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자랐다. 하지만 우리의 조상이라고 하는 단군은 사람인지 신인지 의문이 들 때가 많았다.
단군신화는 비록 신화적인 형태로 존재하지만 실제로 그것에 담겨있는 내용은 인간의 이야기다. 우리는 흔히 신을 말할 때 추상적, 관념적인 신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지만 시대에 따라 신을 보는 견해는 당시의 사회적 여건과 시대의 정서라는 바탕 위에서 정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신화는 온전한 사실로 보는 관점도 지양되어야 하지만 역사적 상황과 배경에서 잉태되었다는 점에서 비역사라고 보아서도 안 된다. 신화는 신화대로 그것이 생긴 역사적 배경이 있는 것이다.
단군신화가 전해지는 최초의 문헌인 『삼국유사』가 비록 단군으로부터 수천, 수백여 년 후인 고려시대의 저작이기는 하지만 단군신화가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건국신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신화는 처음부터 문자로 기록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신화는 어느 특정한 시기, 특정한 인물에 의해 돌연히 지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에 걸쳐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을 통해 구전되었을 내용들이 집약된 것이다. 만약 특정한 시기, 특정한 인물에 의한 창작이라면 그것은 한 사람의 사상을 표현한 것이지 신화라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단군신화는 오랜 세월만큼이나 거기에 참여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보태어졌을 것이다. 그 생각들은 자연에 대한 인식일 수도 있고, 인간에 대한 자각일 수도 있으며, 사회에 대한 구성 원리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의 조각들이 쌓여 하나의 긴밀한 구조를 가진 세계관으로 정립되어 표현된 것이 단군신화이다. 따라서 단군신화에 대한 분석과 종합은 우리 민족 구성원이 지니고 있는 ‘민족의식’ 혹은 ‘민족사상의 원형’에 대한 탐색재료로 손색이 없다. 신화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그리고 신화는 체계화된 ‘언어’로부터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단군신화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하늘 또는 신에 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땅 내지 물(物)에 관한 이야기며, 세 번째는 인간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다. 하늘(天)-땅(地)-인간(人)의 구조에서 ‘하늘’은 인간세상에 관여하기를 희망하고 ‘땅’은 인간의 몸이 되기를 원하였다는 것에서 그 초점은 역시 단군으로 상징되는 인간에 관한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위로는 하늘, 아래로는 땅이 인간을 접점으로 균형을 이룬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늘-인간-땅의 구조적 관계가 이루어진다.
단군신화에는 갈등적 요소가 거의 없다. 이것은 우리 민족이 꿈꾸는 세계가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조화와 균형에 있다는 의식의 반영이다.
 실제로 단군신화는 세 가지 축, 곧 하늘 땅 인간이 모두 등장되면서도 서로 간에 갈등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불균형도 보이지 않는다. 하늘, 땅, 인간 이 세 가지는 한국 고대인의 정신을 이해하는 축이 되고 있다. 이 축은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 하나의 축은 다른 축의 근거가 되고 있다. 하늘이 없는 땅을 생각할 수 없고, 땅의 협력이 없이 하늘의 초월적 능력이 발휘될 수 없으며 하늘과 땅이 조화함이 없이 인간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단군신화의 정신은 오늘날 우리 민족이 살아가는데 등불로 작용하고 있어, 정신건강의 자양분이기도 하다.

   

 토천 장종원 선생

토천 장종원은 동양명리학자이자 경영학 박사로서 토천 행복연구원장으로 활동.

▲ 전 동의대학교 강사

▲ 원광디지털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부경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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