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여 군데 머물러

지난 천안함 사건에 이어 이번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하는 작업도 잠수부들이 중심이 되어 구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잠수부들이 무리한 구조 작업으로 인한 잠수병 증세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잠수병에는 ‘고압산소치료’가 필수다.
고압 산소 치료는 대기압보다 높은 2~4기압의 인위적인 환경을 만들어 환자가 100% 고순도 산소를 호흡하게 해 다량의 산소가 체내 혈액에 녹아들면서 몸속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잠수병 뿐만 아니라 가스중독, 방사선 치료 후 괴사, 당뇨 합병증에 의한 괴사 등을 치료할 수 있고 난치성 질환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통 ‘고압산소치료기’는 3기압 이상으로 살이 썩는 괴저, 수지 접합, 창상, 화상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또 다인용으로 6기압까지 올릴 수 있는 치료기는 잠수병의 치료에 주로 활용한다.
현재 ‘고압산소치료기’를 구비하고 있는 병원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경남사천 삼천포서울병원, 통영 세계로병원, 부산 고신대병원, 제주도 서귀포·제주 의료원 등이 고압산소치료기를 구비하고 있다. 충남 보령시 오천면 보건지소와 경남 진해시 해군기지 내 해양의료원, 강원 동해시의 해군부대, 충북 청주시의 항공의료원에도 있다. 미국의 경우 500여개, 일본은 300여 응급센터에서 치료기를 가동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병원들이 고압산소치료기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는 수지가 맞지 않는 치료 수가 탓이 크다. 고압산소치료를 위해서는 산소 탱크 설치비용에 약 1억5000만원 정도 들고, 고압가스 관리 기사를 별도로 두어야 하고, 의사 한 명이 치료가 진행되는 두 시간 동안 탱크 옆에서 지켜봐야 한다. 외국의 경우 고압산소치료를 두세 시간 받으면 일본은 150만 원, 필리핀은 3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국내에선 의료수가가 10만 원 정도다. 그 중 환자의 본인 부담은 4만 원 정도.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병원이 설치 운영을 기피한다. 치료기 설치비용과 치료센터 운영에 드는 인건비 등을 포함하면 원가에 못 미쳐 적자 운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 전북본부 이용길 정책위원은 “미국의 경우 500여개, 일본은 300여 응급센터에 치료기를 가동토록 하고 정부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미국·일본의 경우를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도 팽목항에서 4시간 남짓의 거리에 있는 경남 사천의 삼천포서울병원(이사장 이승연)은세월호 참사 이후 보건복지부에 잠수병과 관련된 치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때문에 현재 잠수병을 호소하는 잠수사들은 모두 삼천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그러나 꽤 먼거리의 이동시간과 최고 10명까지만 수용할 수 있다는 점이 여전히 우려사항으로 남아 있다.
잠수병과 가스중독 등은 특히 빠른 시간 내에 고압산소치료를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되는 만큼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정부와 의료계의 적절한 방침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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