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단 레드스텝 기획공연 ‘2014 Remember that...’이 9일부터 11일까지 부산민주공원 소극장에서 열린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이전부터 준비한 공연입니다. 슬픔을 승화하는 작품들로 꾸며진 이 무대는 이제 모두의 마음이 되어 버린 듯합니다. 꽃 같은 아이들을 보내며 눈물 흘리는 몸의 울음으로 아이들의 넋을 달래고 싶습니다.”

안무자 허경미가 전하는 마음이다.

세월호 사태이후 많은 공연들이 취소되고 있고 레드스텝도 공연취소를 고민했지만 이럴 때 일수록 춤꾼은 춤으로 풀어야 한다고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슬프디 슬픈 춤, ‘꽃’과 ‘눈물’ 그리고 굿이며 제사인 ‘신곡’을 공연하는 춤꾼들은 “관객과 춤군들이 한바탕 울고 해소하는 자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로의 공연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정성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수 작품을 재공연하는 프로그램인 ‘Remember that’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다.

부산의 대표적 중견 춤꾼이며 레드스텝 예술 감독인 허경미의 작품들을 후배들이 이어 받아 재해석하고 또 허경미 본인이 출연하기도 한다.

김춘수 시인의 동명 시를 형상화 하여 2001년 초연 된 ‘꽃’과 2002년 공연 된 ‘눈물’은 각각 후배 춤꾼 이연정, 엄효빈과 박세준이 재공연한다. ‘신곡’은 소리꾼 양일동의 구음으로 허경미와 강경희가 출연한다.

‘꽃’과 ‘눈물’은 초연 당시 상당한 호평을 받으며 안무가 허경미의 입지를 다지는데 일조한 작품들이다. 여성 홀춤으로 한없는 슬픔이 흘러넘친다. 그리고 ‘신곡’은 한국 전통춤인 살풀이춤의 의미를 확장하고 이미지를 변용한 작품이다. 단순한 무대구성에 구음을 반주로 풀어내며 내재된 한의 정서를 씻김과 신명을 통해 승화시킨다.

단순한 재연이 아니라 어린 후배 춤꾼의 감각으로 자신의 몸에 맞게 자기화하여 새로운 춤을 춘다.

선배의 작품 재공연의 제안을 받고 작품 ‘꽃’을 준비하는 이연정은 “모방에서 시작되어 연습하며 재해석 되었고 나만의 색깔이 나오는 게 느껴졌다. 이번에 공연되는 작품은 이연정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공연문의) 010-2762-1827
 

   
이연정의 ‘꽃’
   
‘신곡’
   
‘신곡’의 허경미

김현정 기자 khj@busaneconomy.com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