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문제가 풀어야 할 과제 차원을 넘어 각 국가와 기업들에게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하는 신천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 1997년, 교통의정서가 채택된 이후 환경문제는 곧 비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선진국부터 개발도상국은 물론 기업들도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은 ‘골치 아프고 돈 많이 드는 숙제’로 받아들이면서 대응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환경은 돈이라는 ‘그린=달러(Green is Green)’ 용어가 등장하는 등 환경이 새로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로 급속하게 시각이 전환되면서 이제 환경 문제는 기피대상에서 애정의 목표물로 바뀌었다.

환경 문제에 새로운 경제적 가치 창출이 접목되는 현상은 돈의 흐름에 가장 민감한 금융 분야에서 가장 먼저 나타났다. 환경 사업의 대표적인 모델인 ‘탄소배출권’ 사업은 이미 지난해 640억달러 시장을 형성했으며 탄소펀드의 경우 전세계 시장 규모가 25억달러에 달한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을 평가하고 인증하는 서비스 사업과 환경컨설팅 사업은 유망 미래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이런 추세와 맞물려, 지난 1년간 IT기기 등의 효율성을 높여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 ‘그린IT’도 거대한 환경 시장을 뜻하는 ‘그린오션’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한동안 기업 경영에 유행어로 자리 잡았던 ‘블루오션’이 경쟁자 없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뜻했다면, ‘그린오션’은 환경과 연관해 지속가능한 시장을 찾아나선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이제는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돈도 버는 시대라는 것이다. LG그룹의 태양광사업 진출이라던가 구글·소니 등이 자체적으로 환경사업을 시작하는 등 국내외 대표적인 IT기업들이 잇따라 환경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초 국가 경제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분야인 환경산업을 ‘그린오션’으로 지정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그린오션 100대 신기술을 선정, 발표할 예정이다. 여타 국가들이 규제에만 시각을 집중할 때 산업계를 위한 시장 창출에 초점을 맞춰 한 걸음 앞선 정책인 셈이다.

그린오션 시장은 이제 다 같이 찾아나서야 할 신천지다. 그러나 환경이 파괴될 때의 악영향은 명확한 데 반해 문제를 해결하고 신시장으로 키우는 방법이나 대안은 막연하다. 따라서 내비게이션과 같이 구체적인 지름길과 경유지를 안다면 그린오션을 찾기 위한 운행은 효율적이 될 것이다. 그 첫 번째 방향이 에너지 및 전력효율화로 대별되는 ‘그린IT’다. ‘그린오션’은 기존의 그린IT 분야에 △파워(전력)IT △신재생/대체에너지 △국제환경규제대응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 개념이다.

◇에너지와 전력효율화(그린IT)=IT솔루션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효율성을 극대화해 전력 소비량을 감소시키고 대기전력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더 나아가 전력소비를 조절해 유동적으로 에너지를 감소시켜 전력 생산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줄이자는 것이다.

IT장비, 소비자가전, 통신 등에 소비되는 전력 생산을 줄여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직접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으로 단기간에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말 세계적인 컨설팅업체인 가트너가 올해 10대 IT 중 1순위로 뽑은 이후 지난 3월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국제적인 IT행사 ‘세빗’에서 어젠다로 ‘그린IT’를 채택하는 등 IT업계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를 잡았다.

◇파워(전력)IT=대상 범위를 국가, 대륙의 전력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으로 넓혀 중장기적으로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국가 차원에서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그린오션형’ 사업이다. 수십년에 달하는 국가 전력 인프라를 IT를 활용해 ‘2.0’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소비자 전력 판매 시대를 개막하는 것으로 그 대상 지역이 국내는 물론 미국을 비롯해 중국과 인도 등으로 뻗어나갈 수 있게 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뒤를 이어갈 국가 차원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분야로 손 꼽힌다.

◇신재생/대체에너지=화석 연료의 고갈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직접적인 환경 대비 사업이다. 최근 ‘제3의 오일 쇼크’라고 불릴 만큼 고유가 시대가 닥치면서 전세계적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대한 경각심이 새삼 일어나고 있다. 이 또한 IT의 발전과 발달로 한층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대체에너지로 주목받는 태양열에너지도 결국 반도체 기술이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국가적 지원은 물론 연구개발을 통해 수익성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필요할 때다.

◇국제환경규제대응=유럽연합(EU)이 오는 2012년부터 자동차 규제를 강화하면서 이미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의 수출전선에는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대상으로 수출을 하는 제조업체들은 다양한 환경 규제로 인해 수출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응은 가장 직접적이고 시급한 환경경영 문제다. 직접적인 대응 정보 제공에서부터 맞춤형 컨설팅 서비스까지 파생 사업도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미래기술연구센터(ETRC) 조사연구팀 etrc@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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