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등산화, 세계시장 패러다임 바꿔 차별화 전략으로 세계 60개국 수출

   
트랙스타에서 출시중인 Kobra Walking 140 GTX (좌측 상단), 다양한 칼러로 디자인된 트랙스타 Kobra Walking 140 제품군 (우측 상단), 세계 60개국에 수출되는 트랙스타 아웃도어 신발 제품(좌측 하단),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위치한 트랙스타 본사 전경(우측 하단).

신발·의류 제조판매업체인 트랙스타는 1988년 동호실업으로 출발, OEM(주문자생산방식)사업을 시작으로 신발업계에 뛰어 들었다.

당시 부산을 중심으로 호황기를 누리던 신발 제조업은 이후 인건비 상승 등으로 생산비용이 증가하면서 해외바이어들은 중국으로 공장 이동을 가속화하기 시작했다.

시장이 악화되면서 신발업체들이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고 한국의 신발산업은 그야말로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트랙스타는 주저 앉지 않았다. 오히려 독자적인 기술개발과 특화된 차별화 전략이라는 정공법을 택하며 위기에 정면으로 맞섰다.

끊임없는 기술개발은 1982년 선보인 초경량화 기술로 무장된 경등산화로 결실을 맺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등산화는 군용워커와 비슷한 투박하고 무거운 뉴버크(통가죽) 위주였다. 거친 산을 타기위해선 튼튼한 통가죽이 안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고정관념 속에서 트랙스타가 시장에 내놓은 경등산화는 시장에 일대 파란을 몰고 왔다.

출시 초기에는 통가죽 등산화에 비해 튼튼하지 못해 보인다는 비판 일색이었지만 좋지 못한 반응은 곧 사그라들었다.

통가죽 대신에 운동화에 쓰던 메시(그물코 직물)소재를 적용, 튼튼함을 보완해 기존 등산화의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트랙스타 경등산화 제품의 성능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통가죽 등산화가 600~700g 인데 비해 트랙스타가 출시한 경등산화는 고작 280g에 불과했다.

‘세상의 모든 신발은 다 잘못되었다’라는 인식에서 개발된 트랙스타의 경등산화는 출시 이후 전 세계 등산화 업체가 경등산화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게 되면서 현재는 등산화 시장의 90%를 경등산화가 차지하고 있다.

트랙스타가 세계 등산화 시장의 패러다임을 일순에 변화시킨 것이다. 뿐만 아니다.

1992년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인라인 스케이트를 딱딱한 하드 부츠 형태의 인라인 스케이트에서 부드러운 소프트 부츠로 세계 최초로 개발해 바꾼 회사 역시 트렉스타이다.

이와 같은 트랙스타의 기술개발 및 차별화 전략은 이 회사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가능케 한 원동력이 됐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트랙스타의 기술개발은 한층 성숙함을 보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였다.

불규칙한 지면에서도 균형을 맞추어주는 신발 개발을 가능케 한 ITS(Independent Suspension Technology)기술을 비롯해 얼음위에서 미끄럼을 감소시키는 아이스그립 기술을 활용한 밑창도 개발됐다.

2010년 개발한 ‘네스핏 기술’은 트랙스타 기술개발의 결정체다.

2만 명의 발데이터를 연구해 개발한 인간의 맨발과 가장 가까운 신발을 창조하는 인체공학적 기술인 네스핏은 발의 실제 관절 모습과 똑같이 입체적으로 제작된 신골(신발을 만드는 틀)로 신발을 만들어 안창, 밑창, 바닥창이 발의 굴곡대로 밀착하도록 해 착용감을 극대화시켰다.

발을 신발에 맞추기보다 신발을 발에 맞추게 해주는 ‘네스핏 기술’로 제작된 트랙스타의 신발은 신발산업진흥센터의 연구에서도 보행시 발이 받는 압력 23%, 근육 피로도 31%를 줄여주는 것으로 증명됐다.

세계 시장에서도 트랙스타의 ‘네스핏 기술’은 단연 주목받았다. ‘독일 아웃도어쇼(European Outdoor Trade Fair)’, 미국 ‘OR쇼(Outdoor Retail)’에 첫 선을 보인 ‘네스핏 기술’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 3대 스포츠용품박람회 중 하나인 ISPO의 ISPO CHINA에서 노스페이스, 밀레, 라스포티바 등 세계 유수의 브랜드들을 제치고 신발, 의류, 스포츠용품 등 전 부분 대상을 수상했다.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전문 저널인 멘즈저널(Men‘s Journal)이 발표한 미국 시장 내 ‘올해 최고의 제품‘ (Best Gear of the Year) 중 한국 제품으로 삼성카메라와 함께 선정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Backpacker magazine의 에디터스 초이스(Editor’s Choice 2011) 선정, 스페인의 ABC Newspaper의 트레일 슈즈 탑 10에 선정됐고 작년에는 미국 여행전문잡지 ’트레일 러너 매거진‘이 선정한 최고의 슈즈로 등극 했다. 올해에는 아웃도어 등산화 부분, 한국소비자 만족지수 1위를 차지하기도 하는 등 국내외를 아우르며 트랙스타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아웃도어 신발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몸의 중심과 균형을 유지해주는 척추를 모티브로 해 균형과 완충작용 기능으로 개발된 트랙스타의 코브라워킹(Kobra Walking 140 GTX)이 올해 판매를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9월에는 편안함과 디자인이 강조된 키높이 신발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에 있다.

더불어 현재 트랙스타는 손을 대지 않고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는 신발과 한의학연구원과 신발진흥센터와 1단계 연구를 마친 치매예방신발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력으로 세계 신발 시장의 리딩컴퍼니로 등극한 트랙스타는 1997년 5000만 달러 수출에 이어 외환위기를 맞은 1997년에는 오히려 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 1070억 원의 매출에 이어 올해는 1300억 원의 연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아웃도어 브랜드 중 매출 규모는 15위다.

트랙스타의 신발은 일본, 중국, 홍콩, 대만 등 아시아 시장은 물론이고 미국, 캐나다 등 미주시장과 체코, 스웨덴 등 유럽까지 현재 6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1994년 브랜드 론칭과 더불어 공략한 일본시장은 현지화 전략의 성공으로 등산화 부분 1~2위를 다투고 있다. 유럽의 경우 독일 뮌헨의 ‘트렉스타EU’를 통해 스페인, 포루투칼 등 이베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스칸디아 반도에 있는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까지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신발을 수출하고 있다.

트랙스타 권동칠 대표이사는 “우리나라도 이제는 나이키와 아디다스와 같은 메가 브랜드를 탄생시킬 수 있는 환경적 기반이 마련돼 있다”며 “앞으로도 창조와 혁신을 바탕으로 쉼없는 연구기술개발을 통해 반드시 트랙스타를 메가 브랜드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준기자 samic8315@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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