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 없는 도시재생’ 되지 말아야

김형준 경제산업팀 기자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부산 동구 부산역 일대가 지정돼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본격화된다.

이에 따라 부산역 일대에 앞으로 4년간 국비 250억 원 가량이 투입돼 ‘부산 원도심 재창조를 위한 창조경제 플랫폼 구축사업’이 추진된다.

기존 부산역 시설의 재정비를 통해 새로운 도시기능 및 고용기반 창출을 목표로 하는 이번 사업은 그동안 단절되었던 북항지역과 부산역 그리고 동구의 원도심 지역이 원활하게 연계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낼 예정이다. 이 사업의 핵심인 ‘창조지식 플랫폼 구축’은 ‘광장형 연결데크’를 중심으로 부산역 광장의 일정 공간을 활용해 50개의 관광·정보통신·영상전시 등 지식산업 분야의 1인 기업과 벤처기업을 입주시켜 도시경제기반을 재창조한다. 여기에 부산역에서 연결되는 국제여객터미널이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건설되고 있어 연이은 개발 호재로 동구가 들썩이고 있다. 부산역 인근 올림픽예식장 자리에 2016년까지 지하 6층~지상 23층 규모의 호텔이 신축되는 등 5곳의 비즈니스호텔 건립도 잇따르고 있다. 그야말로 옛도심이었던 부산역 일대가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호기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도시재생 사업의 가장 큰 핵심은 ‘고유성과 역사성을 어떻게 살리냐’이다. 19세기 말 신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인 관문인 동구지역은 부산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자 아시아 해양의 관문으로 세계와 소통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또한 부산역 광장은 부산시민의 휴식처이자 민주화를 주도했던 각종 집회 장소로 이용되는 등 부산역의 상징적인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과 공간의 특성을 훼손하지 않고 잘 드러낼 수 있도록 개발사업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고유성과 역사성을 뒤로하고 경제적 논리 위주로 도시재생이 이뤄진다면 ‘격 없는 재생’이 되고 말 것이다. 재생한 것을 ‘다시 재생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김형준기자 samic8315@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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