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엄숙한 죽음을 한국적 해학의 정서를 담은 토종 코믹 뮤지컬로 풀어낸 한 판 굿

한국 연극의 스타 연출가 이윤택의 대표작 ‘오구’가 오는 1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연산동에 위치한 ‘한결아트홀’에서 열린다.

두려움의 대상인 ‘죽음’을 익살스런 재담과 몸짓으로 코믹하게 그려낸다. 죽은 자에 대한 슬픔을 한국 특유의 해학적 정서로 춤추고 노래한다. 이로써 삶과 죽음의 경계가 사라지는 신명나는 굿 한판을 벌인다.

연희단거리패의 배우장 김미숙 씨는 “위로와 위안을 주는 작품이다. 굿은 치유의 행위이니 이번 세월호 참사로 상처 받은 마음들을 이 공연을 통해 치유 받고 갔으면 좋겠다.”며 “이번 참사로 가슴 아파하고 청소년들에게 미안해하는 어르신들 힘내시라는 뜻에서 효도이벤트를 실시한다. 홈페이지를 통해 65세 이상 어르신 240명을 선착순으로 무료 초청 한다”고 전했다.

세대를 아울러 3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장기 공연하는 가족극이다. 우리나라 창작극으로는 드물게 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1989년 이윤택 극작, 연출로 연희단거리패가 부산 중앙동 ‘가마골소극장’에서 초연했다. 이후 일본 동경 국제연극제, 독일 에센 세계연극제 등 세계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더불어 서울에서 공연되며 1997년 배우 강부자의 합류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흥행작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올해 24주년을 맞아 고향에서 공연한다. 부산에서 시작해 서울에서 성공하고 부산으로 다시 복귀했다.

전통을 기반으로 하여 젊은층에게 전통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한다. 굿의 원형을 무대화하여 초상집 풍경, 염하는 모습, 초상 치르는 예법 등 관혼상제의 교육적 효과도 가지고 있다.

중용무형문화제 제 68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이며 밀양연극촌 촌장인 하용부 선생이 안무와 함께 작품을 전반적으로 이끌며 무당 석출역 까지 맡아하며 작품 속에 전통을 버무려 낸 다.

21세기 ‘오구’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화두는 ‘가장 전통적인 고유의 가치가 가장 세계적’이라는 것이다. 세계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우리의 유구한 역사가 만들어 낸 전통문화는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타고 현대적인 해학으로 거듭나고 있다.

관객과 함께 배우도 세대가 바뀌어 80년대에 작품을 만들고 즐기던 세대와 지금의 세대가 다르니 작품도 자연스럽게 달라진다. 요즘 배우가 연기하는 ‘오구’는 젊고 현대적이다. 연극이란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니 1989년과 같지만 다른 ‘오구’를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이 앞으로도 50년 100년 계속 공연된다면 토속적 색깔을 지닌 한국연극의 대표적 레파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연출가 이윤택 씨는“ 일상적 삶에서 드러나는 엄숙성과 비극적 긴장이 무대 위로 떼어내 올려졌을 때, 새로운 느낌으로 창출되는 코미디가 될 수 있다. 이 극은 정통 코미디를 지향한다.”며 “지금 우리의 현실은 코미디를 필요로 한다. 경직된 사회 구조와 긴장의 삶을 가볍게 들어 올려 관객 스스로가 자연스런 일상정서를 회복하므로써 낙관적 세계변혁 의지로 나가기를 희망 한다”고 밝혔다.

이윤택 씨는 연극의 대가들이 아동극과 가족극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부산 기장에 ‘안데르센극장’이라는 가족극 전용극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 곳에서 질 좋은 가족극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4년간 ‘오구’라는 토종 가족극을 롱런한 저력을 가지고 있는 연희단거리패가 결심한 만큼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다. 공연문의)1588-9155
 

   
연극 ‘오구’

 

   
연극 ‘오구’

김현정 기자 khj@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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