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정말 확인 늦어" 해명

   

엄마의 축구화
세월호 참사 발생 23일째이자 어버이날인 8일 팽목항 방파제에서 한 실종자 부모가 아들을 위해 사온 축구화에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탑승자 혼선과 번복 등에 부담을 느낀 해경이 생존자 중복 집계로 2명이 줄자 이를 이용해 빠졌던 탑승자 2명을 포함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8일 해양경찰청 순길태 형사과장은 구조자 수 변동에 대해 즉시 공개를 하지 않는 점에 대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순 과장은 “하지만 일부러 발표를 안 한 것이 아니라 조사 과정에서 탑승객 변동 가능성에 대한 제보와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밀 확인작업 과정에서 발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탑승객 수 476명은 일단 실종자 가족 등의 DNA를 채취한 수와 일치한다”면서 “그럼에도 아기 젖병과 기저귀가 목격됐다는 증언 등이 있어 확정이 아니라 잠정적인 수치”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경이 대형 재난사고에서 가장 기본적인 인적현황 조차 파악 못하고 오락가락한데다, 이 같은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확인된 내용까지 감췄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게 됐다.

해경은 7일 중간 수색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세월호 탑승객 중 구조자가 중복신고와 오인신고로 2명이 줄어 애초 174명에서 172명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해경은 또 명단에 없던 중국인 탑승객 2명이 추가 확인돼 실종자는 33명에서 2명이 는 35명이다고 덧붙였다.

2명이 줄고, 늘었기 때문에 총 탑승객 수는 변함없는 476명이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날 해경이 밝힌 중국인 탑승객은 지난 21일과 23일 수습된 중국인 예비부부 이도남·한금희씨다.

해경의 말대로라면 이미 사망자 수에 포함된 두 명을 갑자기 추가 실종자에 포함한 셈이다.

이 같은 의혹이 일자 탑승객 수를 직접 조사한 순길태 해양경찰청 형사과장은 8일 브리핑을 하고 해명에 나섰다. 전날까지 공개된 인적현황은 지난달 18일 발표한 탑승객 476명, 구조자 174명, 실종·희생자 302명이 유지돼 왔다. 하지만, 해경은 이미 지난달 21일 구조자 2명이 준 것을 확인했다. 화물기사 양모씨가 중복신고한 인원 등 2명이 허수(虛數)임을 찾아낸 것이다.

당연히 탑승객 474명, 구조자 172명, 실종·사망자 302명으로 인적 현황이 바뀌어야 하지만 해경은 웬일인지 바로잡지 않았다. 그 후 지난달 21일과 23일 명단에 없던 중국인 예비부부 2명이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예비부부는 애초 명단에 없었지만, 해경은 이때도 탑승인원을 수정해 발표하지 않았다.

해경이 인적상황이 변동될 때마다 탑승인원을 바로 잡았다면 18일 476명, 21일 474명, 23일 476명이 돼야 한다. 그러나 해경은 이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지난 7일에서야 구조자 2명이 준 것과 실종자 2명 추가를 뭉뚱그려서 한 번에 정리했다.
이상연 기자 lsy@busaneconomy.com·일부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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