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이사철에 주택경기가 호전되면서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났다.

   
우리은행 본점에서 한 직원이 대출상담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8일 내놓은 ‘4월중 금융시장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말 국내은행의 가계대출(모기지론 양도 포함)은 525조1천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원 늘었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332조6000억원)은 2조3천억원 증가했다. 2월(1조3000억원)과 3월(1조4000억원)에 견줘 증가 속도가 가팔라진 모습이다.

이는 주택거래가 호조세인 가운데 일부 은행들의 대출확대 노력이 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8253건으로 작년 4월(6314건)에 견줘 30.7% 증가했다.

한승철 한은 금융시장부 차장은 “4월 아파트 거래량이 전달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추세적으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반영됐다”고 말했다.

4월 가계대출 중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150조원)은 전달의 공무원 상여금 지급 등 특이요인이 사라져 5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은 9조6000억원 늘어나 증가폭이 3월(1조7000억원)보다 대폭 커졌다.

대기업대출은 5조9000억원 늘었다. 기업들이 분기말 부채비율을 관리하려고 전달에 대출금을 일시적으로 갚았다가 4월 초 다시 대출받았기 때문이다. 일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자금지원과 단기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도 대기업 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중소기업 대출은 부가가치세 납부의 영향으로 증가 폭(3조3000억원→3조7000억원)이 커졌다.

회사채(공모)는 지난달 8일 신용보증기금이 시장안정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5360억원 규모로 발행하면서 8천억원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기업어음(CP)은 2조3000억원(1∼20일 기준) 순발행됐다.

주식발행은 3월에 자율협약 중이던 일부 대기업이 출자전환에 나섰던 특이요인이 없어져 발행규모가 축소(9000억원→4000억원)됐다.

은행 수신은 줄었다.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집행자금 인출로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4조6천억원 감소했다. 기업들이 배당금 등을 지급하기 위해 자금을 인출하면서 정기예금은 1조2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월 5조6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3조1000억원 감소로 감소세를 이어갔다. 머니마켓펀드(MMF)와 주식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통화 및 유동성’ 자료를 보면 3월 현재 전체 시중통화량(M2)은 1천963조9540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5.5%(평잔·원계열) 증가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보유한 M2는 1천90조274억원으로 5.2% 늘고, 기업의 현금자산인 기업 M2는 509조6599억원으로 5.8% 증가했다.

M2는 언제든지 유통될 수 있는 현금과 금융자산을 의미한다. 현금·결제성예금(M1)을 비롯해 장기금융 상품을 제외한 정기 예·적금 및 부금, 양도성예금증서(CD), 금전신탁, 금융채 등이 포함된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보유 통화(평잔·계절조정계열)는 1조원 가량(0.1%) 늘고 기업은 약 3조원(0.6%) 늘었다. 지방정부의 예금이 늘어남에 따라 기타부문의 보유 통화는 4조3000억원(5.1%) 증가했다.
이유진 기자 lyj@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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