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그린IT 그랜드 콘퍼런스’는 IT산업의 화두는 ‘그린(Green)’이며, 녹색성장의 대표적 ‘툴’임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행사에는 그린IT의 미래를 예감한 듯 정부 및 연구기관·기업·학계 관계자가 대거 몰려 500석이 넘는 좌석을 가득 메웠다.

이날 기조강연과 특별강연을 맡은 연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한 것은 ‘그린IT의 핵심은 설비의 최적화 및 활용방법 개선을 통해 전력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것과 이에 따른 이산화탄소(CO2) 저감’이었다. 이들은 에너지효율화와 설비 최적화는 그린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통해 가능하며 나아가 그린IT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용절감의 지름길은 그린IT”=첫 주제 발표에 나선 마커스 본 엥겔 액센츄어SI&테크 대표는 “기업이 그린IT로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 이유로 회사 이미지 제고와 비용절감, 미래를 위한 준비 등이 있지만 그린IT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력사용량 절감에 따른 비용 절감이라는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엥겔 대표는 “최근 들어 CIO가 주도적으로 설비 최적화와 고효율 설비 등의 사용으로 전력사용량을 줄이는 등 IT의 그린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추세”라며 “그린 데이터센터는 에너지효율 설비를 통해 전력소모량은 물론이고 탄소배출량도 줄일 수 있으며, 소규모 산발적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이나 설비는 아웃소싱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이 용량의 절반도 사용하지 않는 서버도 최적화하고, 설비 및 기기 교체도 정기적이고 일률적인 것보다는 사용 연한이나 제품 사양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린 데이터센터와 함께 대표적 그린IT 기반으로 언급되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한국 기업들도 클라우드 컴퓨팅을 이용해 전 세계 지사나 사무실을 두지 않고도 여러 국가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린데이터센터가 가장 효과적인 분야”=이시자키 다케시 히타치제작소 본부장은 “현재 추세대로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 일본은 2012년께 데이터센터만을 위한 대용량 발전소 1기를 더 지어야 한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그린 데이터센터를 시급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히타치그룹의 그린IT구현전략에 대해 발표한 이시자키 본부장은 “IT분야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그린 데이터센터”라고 강조했다. 고효율 서버·스토리지 등을 사용함으로써 공간활용도를 높이고, 센터 내 에어컨·조명 등이 사용하는 전력량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스토리지 내의 하드디스크는 쉬지 않고 돌아가지만 실상 정보저장에 필요한 부분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히타치의 ‘MAID’ 기술을 이용하면 당장 필요하지 않은 하드디스크의 가동을 멈출 수 있다”고 말했다. MAID를 통해 약 40%의 전력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시자키 본부장은 또 “데이터센터 내에서 소비하는 전력의 30%가 에어컨에 쓰인다”며 “최적화 냉각기술을 통해 전체 전력량의 27%가량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린IT는 곧 기후변화대응 전략”=정정만 에코프론티어 부사장은 “데이터센터의 IT 기기 및 설비를 제외하고 유지하는 데만 소모되는 전력량이 전체 사용량의 65%를 차지한다”며 서버 이용률을 높인 가상화 솔루션과 모니터링 시스템 등을 대안으로 소개했다.

그린 데이터센터와 함께 대표적 그린IT 기반으로 언급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컴퓨터 기술로 신용카드로 등록만 하면 이미 구축된 컴퓨팅 자원을 관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그뿐만 아니라 필요한 시스템을 따로 구매하지 않고 제3자가 제공하는 인프라를 저렴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정 부사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기술인 가상화로 데이터센터의 공간 80%를 줄일 수 있고, 에너지 소비량도 40% 가까이 절감할 수 있다”며 “그린IT는 곧 기후변화대응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린IT는 위기이자 기회”라며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기업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린IT가 기업의 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지적하며, 기업들의 적극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 부사장은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을 그린화할 것인지, 아니면 구글처럼 새로운 그린 사업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그린IT를 적극 도입해 탄소배출권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IT 개발·보급 지원 진두지휘=지식경제부는 IT산업을 관장하는 부처인만큼 그린IT 육성을 진두지휘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른 그린 데이터센터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한다. 발표에 나선 남궁민 지식경제부 정보통신산업정책관은 “매년 평균 6.6%씩 전국의 서버 대수가 증가하고 있어 데이터센터에서 소모되는 전력량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며 “산·관·학·연 컨소시엄을 통해 전력변환·가상화 기술 등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RFID 보급에 더 많은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남 국장은 “최근 경제위기에도 유일하게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창출하는 분야가 LED 산업”이라며 “정부에서도 전폭적인 자금을 투입을 통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디스플레이용 외에 친환경 조명용으로 개발하기 위해 핵심 원천기술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RFID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수요를 창출한다. 정부가 나서서 대량 수요를 창출,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현재 개당 100원 안팎인 태그 가격을 10원 이하까지 낮춘다는 목표다. 정부는 RFID를 이용, 유통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모델개발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그린오션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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