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상승이조선주 상승에 원동력

   
(자료제공=뉴스 토마토)

최근 미국 달러화가 약세 국면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원달러환율은 1030원이 무너지며 1년7개월여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지난 8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마리오드라기 ECB 총재의 추가 부양책 시사로 달러화 약세 흐름이 약화됐고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다소 진정된 가운데 증권사들은 여전히 올해 원달러 환율이 1010원~1030원대의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시장 투자가들은 원화 강세 수혜주 전략 점검에 바빠졌다. 증권사들은 선가 상승이 지속되는 가운데 그 동안 단기 낙폭이 과대했던 조선주에 주목하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원화 강세가 주춤한 흐름을 보이면서 조선주는 전날의 상승폭을 반납하며 하락했다. 전날 강세를 보였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은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삼성중공업은 전날에 이어 0.56% 상승했다.

증권사들은 전날 ECB 통화정책회의에 대한 기대감과 원달러환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조선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원화 강세는 곧 조선업 주가 상승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선가 상승이 조선업 주가 상승에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지난해부터 국내 조선사들은 선가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 강세가 될수록 이미 오르고 있는 한국의 수주선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원화가 강세가 될수록 선가가 오르는 이유는 상선의 비용구조가 원화기준이기 때문”이라며 “조선소들은 원화 선가를 기준으로 선주들과 수주협상을 벌이고 조선업체가 선박수주를 받으면 비용 통제를 위해 환헤지(선물환매도)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원화 강세가 될수록 선주들은 선박 매매차익을 위해 발주를 서두르게 된다”며 “해외 선주들이 선박을 발주할 때 참고하는 환율은 곧 원달러 환율이므로 환율 흐름에 따라 상선 수주 동향을 전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내 중형성 분야 강자인 현대미포조선은 에코 디자인(Eco-design)을 바탕으로 가장 먼저 선가를 올리기 시작했고 대형선 에코 디자인 경쟁을 주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역시 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조선가 지수는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시 1pt 상승하며 139pt를 기록했다.

최광식 HI투자증권 연구원은 “선종별로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가 2주 연속 상승하고 있고, 수에즈막스 탱커와 핸디막스 탱커, 8500teu 컨테이너선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다만 신조시장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중고선가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여 다소 우려될 수 있다”며 “중고선 매입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어 확실한 방향성은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선가 상승세에도 최근 조선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인 것은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삼성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도 1분기 어닝 쇼크를 시현했다. 증권사들은 조선 충당금에 따른 어닝 쇼크는 곧 주가 급락으로 이어졌지만 향후 2년 이후 확연한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며 현재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최광식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에서 대규모 손실이 반영됐고 현대중공업의 경우 해양에서 병목현상에 따른 소폭 적자로 대부분 조선의 충당금 때문에 실적이 부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불황기였던 2012년 수주 물량 건조가 늘어나면서 올해 조선사들의 상선 부문 영업이익률(OPM) 하강은 연말까지 진행될 것”이라며 “이번 현대중공업의 어닝 쇼크는 연중으로 하강할 영업이익률이 미리 1분기에 반영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현재는 2년 전 수주 결과인 지금 상선 적자보다는 상승 중인 평균 판매단가(ASP)에 따라 2년 후 실적 턴어라운드를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조선주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큰 가운데 현재까지 수주 발주량이 양호한 대우조선해양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일 대우조선해양은 중국 산동쉬핑으로부터 8만4000cbm급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2척을 수주했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국발주가 많은 중국으로부터 초대형 선박을 수주해 국내 조선소의 대형 선박 제조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며 1분기 조선소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여전히 대우조선해양을 최선호주로 유지했다.

박무현 연구원 역시 원화 강세 지속 전망에 따라 현재 선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현대미포조선이 가장 높은 주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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