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에디슨이 100여년 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이래 전력회사의 역할은 전기를 공급하고 매달 전기요금 청구서를 고객에게 보내는 일을 해왔다. 미국의 전력회사 엑셀에너지의 스마트그리드시티 프로젝트가 추진되기 전까지는 전력회사의 역할은 100여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스마트그리드시티는 전력회사에 에디슨의 전구 발명 만큼이나 혁명적인 사건으로 평가 받고 있다. 스마트그리드시티는 깨끗한 천연 에너지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적인 입장에서 많은 이점을 제공하며 우리가 사용할 에너지를 언제, 어떻게, 어떤 형태로든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한다. 에너지의 비효율성을 배제함으로써 효율을 높이고 소비자가 이를 바탕으로 전력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엑셀에너지는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시를 스마트그리드 도시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스마트그리드시티는 전력에 IT를 적용한 것으로 기존의 전력 공급시스템이 발전소에서 가정에 이르는 일방통행이었다면 스마트그리드시티는 양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시스템이다. 또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 정보를 제공해 자동으로 전력 사용 시간과 양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TV·냉장고·세탁기와 같은 전자제품이 사용하는 전력소모량과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이 각각 얼마인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지금까지의 전기계량기는 전체적인 전기사용량만을 측정해줬으나 스마트그리드시티에서는 모든 가전제품에 개별 전기계량기와 탄소배출량 측정기를 다는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양방향 전력공급에 실시간 정보 제공

미국의 전기 시설은 100년 전에 설치한 것들이 많으며, 특히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력 인프라 노후로 인한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2003년 에너지부(DOE)가 내놓은 2030년까지의 전력 인프라 발전 계획인 ‘그리드2030(Grid2030)’을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엑셀에너지의 볼더시를 위한 스마트그리드시티 프로젝트로 가시화됐다.

스마트그리드시티는 각 가정과 건물이 실시간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어 언제 사용량이 폭증하며 어느 시간 때에 사용량이 줄어드는 지를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무엇보다도 스마트그리드시티는 태양광 패널·연료전지·배터리 시스템 등 분산된 에너지 시스템을 활용해 전력 사용 피크 때를 대비해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으며 연료전지 및 소형 발전기 등을 가동할 수 있도록 자동화해준다.

수요가 폭증할 때 가동되는 에너지 집약 설비의 가동을 차단하거나 늦추는 등의 수요 절감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스마트그리드시티는 하이브리드 충전기인 전기 플러그로 전력 수요 피크 시 여기에 충전된 전력을 재사용하거나 전력망에 되파는 ‘V2G(Vehicle-to-Grid)’ 기술도 포함된다.

스마트그리드시티는 앞서 말한 것들을 통해 전력회사의 고객인 가정과 건물들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으로 전력 사용 정보를 제공하며 어떤 가전제품이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게 해 전기요금도 절약할 수 있게 해준다. 이 모든 시스템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스마트그리드시티는 친환경 시스템이다. 전력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는 의미다.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따라서 같이 절감할 수 있다. 또한 화력발전소에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풍력·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고 있다.

#지자체·시민단체·IT기업과 공조

스마트그리드시티는 엑셀에너지·볼더시·시민단체·IT기업의 공조로 진행됐다. 이 프로젝트를 위한 스마트그리드컨소시엄이 2007년 12월 결성됐으며, 여기에는 선도적인 기술회사·엔지니어링회사·비즈니스와 IT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액센츄어는 프로세스 자동화, 전력 공급 및 전환을 포함한 데이터 흐름을 통합 관리하는 프로젝트의 전반적은 운영을 맡았고 커런트그룹(Current Group)은 커런트 스마트그리드 솔루션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소프트웨어를 분석해 공급했다.

그리드포인트는 자사의 스마트그리드 플랫폼을 이용해 공급을 통제하며 에너지를 저장하고 전력을 생산하는 에너지 자원 공급의 인텔리전트 네트워크을 제공하는 전기 송전망을 IT에 적용했다.

슈바이처엔지니어링연구소(SEL)는 1984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을 도입해 전력 보호산업을 혁신한 것으로 유명하다. 벤틱스는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적용해 작업관리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스마트그리드시티를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1단계와 2단계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1단계는 2008년 5월부터 8월까지, 2단계는 9월부터 12월까지였다. 1단계에서는 2개 발전소와 5대 전기 회로에, 2단계에서는 나머지 인프라와 발전소 및 전기회로 공급 시스템에 각각 적용됐다.

#美 볼더시 대상 2단계 프로젝트 진행

1단계 기간 동안 엑셀에너지는 지난해 3월부터 볼더시 1만5000가구에 스마트 미터기를 무료로 나눠줬으며, 스마트그리스시티 혜택을 받은 첫 번째 집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웹 포털을 이용해 볼더시 가구의 에너지 사용과 더 나은 가정 에너지 관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엑셀에너지는 볼더시의 스마트미터 보급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2단계에서는 2개 발전소, 20개 전기 회로 시스템과 3만5000가구에 추가로 스마트미터 공급을 전제로 볼더시 내 나머지 지역을 위한 공급 및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망을 설치하고 가정내 자동화 시스템을 확장했다.

웹 포털을 모든 스마트그리드시티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했으며, 추가 스마트미터도 공급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태양광·풍력 에너지를 볼더시의 전력 자원으로 통합해 유연하고 선택 가능한 전력 사용을 가능케 했다.

미래형 스마트 하우스는

스마트그리드시티는 가정의 전력소비 형태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스마트미터와 웹 포털로 가전제품 각각의 전력소비량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전력소비가 적을 때 이를 충전해서 피크 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은 가히 혁명적이라 할 수 있다. 엑셀에너지는 이러한 전력소비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스마트그리드 도시 내에 들어설 ‘스마트 하우스’가 미래지향적인 집이라고 소개했다.

스마트 하우스는 온라인으로 에너지를 관리할 수 있다. 컴퓨터를 켜고 엑셀에너지가 만든 웹 포털에 접속해 에너지 사용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가정 내 어떤 전자제품이 얼마만큼의 전기를 쓰고 한 달 뒤에는 전기요금이 얼마로 청구될 것이며 이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어느 정도인지 등의 정보가 실시간으로 확인된다.

이 집의 지붕 위에는 6㎾급 태양전지 패널이 설치돼 있다. 여기서 생산하는 전기로 집안의 전력소모를 충당할 수 있는 시간 대에는 잉여 전기가 엑셀에너지에 판매된다. 집안에 설치된 스마트미터와 온라인 에너지 관리시스템이 이를 자동으로 조정한다.

스마트 하우스에는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백업할 수 있는 장치가 있다. 미국 대부분의 지역은 노후화된 전선으로 전력 손실과 잦은 정전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데 스마트하우스에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납축전지를 이용한 백업 시스템이 설치된다. 지붕에 있는 태양광 패널에서 배터리를 충전한다. 스마트하우스는 발전소 성능과 시스템 간 균형을 맞추면서 전력 공급 손실을 최대 30%까지 줄여준다.

스마트 하우스의 가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만날 때 더욱 상승한다. 태양광 패널에서 생산된 전기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충전하는데 전기 소모량이 많은 한여름에는 차고에 있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충전기에 저장된 전기를 집 안의 다른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데 쓰도록 한다. 또 전기 사용량이 적을 때는 여기에 저장된 전기를 엑셀에너지에 판매할 수 있다.

장세명 액센츄어코리아 스트레티지부문 전무 sei-myung.chang@accen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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