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원공급장치(PSU)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전원공급장치는 다이오드, 커패시터, 저항, 트랜스 등을 한데 모아 만들기 때문에 부품중에서 매출이 크고 시장규모도 큰 아이템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만 2조5000억∼3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과거 많은 회사들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다르다. 생존자들은 ‘선택과 집중’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사업이 부진한 기업들은 재고관리와 자신만의 특화분야 발굴에 실패해 주저앉았다. ◇자신만의 영역 구축한 ‘생존자’= 삼성전기는 주로 디스플레이용 제품에 집중하면서 한국업체에 일부 외주생산을 맡기고 있다. LED조명 등으로 영역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디스플레이용 PSU에 주력하면서 PSU와 인버터를 일체형모듈로 만드는 등 특화제품 개발에 신경을 쓰고 있다. 중소기업중 국내 선두주자인 동양이엔피는 전원공급장치 전문업체로서 20여년의 업력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는 물론 사무기기·통신장비, 휴대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2448억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2.1%나 성장했다. 성호전자는 주력사업을 필름콘덴서에서 PSU로 이동, 올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셋톱박스용 PSU에 집중하면서 점차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유양디앤유는 LCD TV와 모니터용 제품에 주력하면서 지난해 매출 1063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7.4% 신장세를 나타냈다. 동아일렉콤은 통신용 전원공급장치업체로, 빅텍은 방산용 전원공급장치 회사로 굳건히 자리잡았다. ◇초라한 사업포기 업체= 전원공급장치를 기반으로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던 플래닛팔이는 지난해 4월 상장폐지됐다. 셋톱박스용 제품을 만들던 이 회사는 나노이미지센서칩을 신사업으로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PC용 전원공급장치를 공급했던 파워넷도 2005년에 상장폐지됐다. LCD 모니터용 PSU로 제품군을 교체했지만, 한때 700억원이 넘던 매출이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와이즈파워(옛 단암전자통신)는 PDP용 전원공급장치로만 496억원(2004년)의 매출을 기록한 적이 있었다. 현재는 사명을 바꾸고 LED 조명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유퍼트(옛 썬트로닉스)는 사무기기용 전원공급장치를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해 매출이 439억원에 머물면서 전년 대비 52.3%나 감소했다. 박환우 성호전자 사장은 “전원공급장치가 수년전에는 돈되는 사업이라고 각광을 받았지만, 자재관리 등이 쉽지 않아 많은 회사들이 실패를 경험했다”면서 “이제는 업체별로 전문화가 이뤄지면서 고유영역을 구축하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설성인기자 siseol@etnews.co.kr

저작권자 © NB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