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는 지난 2005년 발효된 교토의정서에 따라 지난해부터 오는 2012년까지 연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대 수준보다 낮은 평균 5.2%를 감축하려 하고 있다. 물론 1차 의무 감축대상국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에너지 소비 10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9위인 우리나라는 2차 공약기간이 시작되는 2013년부터는 의무 감축 대상국에 포함되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원장 조용주)이 ‘그린 홈’ 개념으로 풀어간다. 오는 2013년까지 난방 에너지 소비량과 이산화탄소 배출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것. 이를테면 창호나 벽체, 지붕에서의 열손실은 최소화하고 태양에너지나 지열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최대화해 집안에서 가족들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자급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에 가깝게 하는 주택인 ‘그린홈’ 건설이다.

건물이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소비량의 약 23%다. 정부가 ‘그린홈’ 100만호 건설을 내세운 배경이다.

건설기술연구원의 ‘그린홈’은 태양광·지열 등의 신재생 에너지만 주로 강조하는 능동형 시스템과 주택의 창과 문 및 벽체 등 건물 구조체의 단열 및 기밀 성능을 높이는 자연형 시스템을 모두 포괄하되 자연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건설기술연구원이 향후 개발에 나서고자 하는 과제는 고성능 외단열 기술과 창호결합형 하이브리드 환기기술, 다기능 온돌시스템, 고기밀 창호 기술 등이다.

궁극적으로는 100% 에너지 자족형 탄소배출 제로형 그린홈을 개발하고 그린홈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140억원의 예산으로 오는 2013년까지 IT분야와 결합된 미래형 ‘그린홈 & 그린아파트’ 개발사업도 관련 정부출연기관과 함께 협력사업으로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그린홈 연구개발사업을 이끌고 있는 건축계획환경연구실의 조동우 책임연구원은 “그동안 개발한 그린홈 기술을 가지고 오는 2011년까지 난방에너지 소요량을 단위면적당 13리터(또는 130㎾h/㎡) 수준에서 6.5리터(또는 65㎾h/㎡)이하로 낮추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30%∼50%로 저감시키면서 10년이내 투자회수가 가능한 보급형 그린홈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기술 개발의 바탕은 이미 건기연에 축적돼 있다. 건기연은 그동안 이중창 사이의 공기의 대류현상을 이용해 냉난방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감시킨 이중외피 창호기술을 개발해 건물에 적용해 왔다. 또 도시의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옥상녹화기술인 ‘KICT-GRS(그린 루프 시스템) 2004’를 개발, 서울시 옥상녹화 사업에 참여했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저온복사 난방시스템과 이중바닥 온돌시스템은 일반 공동주택에 보급했다.

조용주 건설기술연구원장은 “향후 연구원의 그린홈 기술개발이 완료되고 보급되면 100만호 기준 매년 1조원의 에너지비용 절감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매년 25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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