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우리동네 문화공간] - (4) 사상프린지

   
사상 문화역사 해설사 모임에서는 사상의 역사를 공부하고 문화재와 사상을 빛낸 인물 등을 발국하여 교과서로 만든다.

프린지(fringe)는 주변, 변두리라는 뜻이다. 부산 사상구에서 복지혜택으로 소외된 주위를 돌아보겠다며 시작한 ‘사상프린지’는 사상구 문화·복지 복덕방을 자처하고 있다.

복덕방에서는 다문화공동체 ‘동그라미’, ‘하늬소리’ 오카리나 앙상블, 청소년 동아리 ‘드림하이’, 사상 문화역사 해설사 모임, 프린지 예술단, ‘젬마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 ‘사상프린지’는 직접 운영하거나 자체적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복지부분에서 저소득층에게 봉사자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문화부분에서는 문화예술 기량을 갖고 있는 강사와 시민들을 연결시킨다. 무엇보다 사상지역의 주민들에게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돈과 시간을 들여 찾아가지 않더라도 ‘우리 동네에서 공연보기’를 실현 시키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찾아가는 영화관’을 상영하고 외부 공연과 행사를 유치한다.

   
주민들이 함게 모라동의에 벽화를 완성했다. 사상에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벽화사업을 ‘사상프린지’는 진행하고 있다.

2012년에는 김길태 사건을 겪은 덕포동에 벽화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가장 눈여겨 볼만한 프로그램들은 주민들이 직접 꾸려나가는 동아리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지속적으로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결혼 이주로 꾸려진 다문화가정 여성들의 구직을 위한 교육사업 ‘동그라미’를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비누공예 등 공예품 만드는 법을 배워 직접 만들어 판매하거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공예를 배우는 또 다른 동아리 ‘공사모’는 주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공예품 만드는 법을 익힌다.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전문가 단체와 아마추어 동아리도 있다.

한양옥(64세, 여) 씨는 40~60대의 주부들이 주축인 오카리나 동호회 ‘하늬소리’ 회장을 맡고 있다. 사상구 덕포동 주부들이 모여 실력은 부족하지만 경로당 등에 가서 공연 봉사도 하며 재미있게 활동하고 있단다. “봉사 활동하니 자식들 앞에 자랑스럽고 흐뭇하다. 악기 하나로 내가 즐거우니 가족이 화목해 지고, 이웃 간에 사이좋게 지낸다. 다른 곳에서도 이런 활동이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주부들이 ‘공사모’ 동호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공예품 만들기를 배우고 있가. ‘사상프린지’는 이와같은 주민 동호회 활동을 지원한다

‘사상 역사 해설사’도 운영 중인데 사상 주민들이 내 고장을 부끄러워한다. 사상을 알아보고 자랑거리를 찾기 위해 모였다. 문화유산, 역사, 대표적 인물들을 찾아내어 교재를 만들고 학생들에 수업한다. 1600년 전 완공되어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 ‘운수사’와 ‘빨간 피터의 고백’의 배우 추송웅 씨 등을 예로 들었다.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온다.

초등학생들을 위해서는 삼락생태공원에서 진행하는 자연학습이 있고 청소년 동아리로 마술을 배우는 ‘드림하이’가 있다.

중학교 3학년의 이승연 학생은 엄마의 권유로 시작한 마술배우기가 1년이 넘어 이제는 공연도 한다고 했다. “다른 친구들 보다 많은 경험을 하는 게 좋다. 무대에 서며 자신감이 생기고 친구들과 사이도 좋아졌다. 추억이 생겼다”며 밝게 웃었다. 공부해야 하는데 시간 뺏기지 않느냐는 질문에 “마술이 휴식이다. 공부할 때 공부하고 놀 때 마술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각종 문화 활동을 돕고 있는 사상프린지 예술단장 최진(45세, 여) 씨는 사상구 주민이라며 “공연장이나 예술단체가 많지 않은 사상은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곳이다.”라며 아쉬워했다. 오카리나와 같은 작은 악기는 동네마다 찾아다니며 공연하기 용이하다. 공연을 본 주민들은 간단한 악기를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직접 연주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들이 계속 모이고 있다. 지역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 같아서 보람 있다”고 했다.

2004년 김부민(38세, 남) ‘사상프린지’ 전 대표를 주축으로 사상구 20대 청년 10여명이 모여 노인용양시설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사상프린지’는 이후 노력봉사와 문화봉사로 범위를 넓히며 지역의 풀뿌리 문화, 봉사단체로 자리잡았다.

▶ 위치 : 사상구 덕포동 426-11 2층

▶ 홈페이지 : ssfring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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