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 비리’를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에게 오는 16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고 13일 밝혔다.

유 전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을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의 정당한 출석 요구에 응하는 것은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며 “자녀들이 잠적한 것은 상당히 뜻밖인데 유병언씨는 사회적 지위가 있어 당연히 출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마저 특별한 이유없이 소환 요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발부 등을 통해 신병을 확보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회장이 머무르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안성 소재 금수원에 강제 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소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본산으로 알려진 금수원을 찾았으나 신도들의 반발로 내부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지난 12일 오전 10시로 예정된 소환에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44)씨가 불응하자 강제 구인 절차에 들어갔다.

검찰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염곡동에 있는 유 전 회장 일가 자택(일명 세모타운) 등 여러 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체포영장을 집행하려했으나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체류 중인 유 전 회장 차남 혁기씨와 장녀 섬나(48)씨, 측근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도 검찰 소환에 불응하면서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대균씨가 연락마저 두절된 것은 유감”이라며 “유씨 일가들은 검찰에 자진 출석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사법 절차에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설립, 수년간 계열사 30여 곳으로부터 컨설팅비와 상표권 수수료,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수백억원 가량을 챙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찍은 사진 작품을 계열사에 고가에 강매, 비자금을 조성하고 해외에 재산을 빼돌린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회장은 ‘붉은머리오목눈이, 대균씨는 ’SLPLUS‘, 혁기씨는 ’키솔루션‘이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하고 있다.

유 전 회장은 계열사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청해진해운 회장을 맡으면서 월 1,500만원의 급여를 받는 등 사실상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국내외에 수천억원대 자산을 보유하고도 청해진해운을 부실하게 운영하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온 것이 세월호 참사로 이어졌다고 보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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