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을 만나다] - (5) 류경순 삼랑진 고등학교 교장

   

류경순 교장이 교정에서 학생들과 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교정이 참 아담합니다.
1985년 3월 교직생활을 삼랑진 고등학교에서 시작했습니다. 당시 교정은 본관 1동으로써  모든 교육활동이 이루어졌으나 다목적 강당과 도서관이 개관하여 실내 체육활동과 독서활동을  하게 되었고, 2009년  기숙사(아이빛 하우스)가 준공됨 으로  지금의  교정이 되었습니다. 정원 중앙의 분수대는 우리 학생들이 느끼는 정서의 심장입니다.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의 잔잔한 미소가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육의 의미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소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우리의 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들의 부모 시절 즉 6.25사변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를 세계 속에서 우뚝 설 수 있게 한 한강의 기적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교육에 대한 믿음, 즉 ‘자식이 미래’라는 믿음에서 시작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와   지금의 미래에 대한 온도차는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가장 가슴 깊숙한 곳에 우리의 아이들이, 자손들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같지 않을까요 따라서 “교육은 우리의 미래다”라고 생각합니다.

- 언제 가장 교육자로서의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십니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하지요. 사실 교육의 성과를 직접적으로 느끼는 과정은 오랜 시간과 함께 인내를 동반합니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고 있는 아이가 아주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갈 때, 문제행동이 많았던 아이가 교육을 통해서 문제행동이 개선되어갈 때, 아이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에서 신뢰와 애정이 느껴질 때, 그 모습 속에서 큰 감동과 사명감을 깨닫게 됩니다.

- 삼랑진고등학교는 교육부 지정 기숙형 고등학교로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치중하는 등 기존의 학교와는 조금 다른 방향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교에서는 명사들의 인생관과 걸어온 길을 알아봄으로써 자신의 삶의 방향을 설정하는데 도움이 되는 명사 특강, 다도 활동을 통해 예절생활을 몸에 익히게 하는 다도 예절 교육, 옛 성현들의 삶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성균관 유도회 예절교육 등 다양한 체험활동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생들의 인성 교육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기중심적이던 학생들이 교육과정을 마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으로 변하고, 예절바른 모습으로 인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 세월호 사태에 대한 학교현장에서의 반응과 긴급사태 발생에 대한 안전교육 등은 실시되고 있는지요?
먼저 세월호 참사로 인해 소중한 생명들을 잃은 것에 대해 깊이 애도합니다,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고등학교 학생들이라는 점에서 교내 분위기 역시 충격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매번 사고가 일어나고 나서야 하는 말이지만 원칙과 규정을 잘 지키는 것이 기본 아니겠습니까?
세월호 역시 원칙과 규정을 제대로 준수했다면 우리 어린 학생들의 목숨만은 구할 수가 있었을 것입니다.
저희 학교는 100여명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기숙하는 기숙형 고등학교다 보니 안전사고 문제에 늘 긴장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매월 안전교육 및 화재대비 훈련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들 생활 속에서도 항상 안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원칙과 규정만은 제대로 지키자는 것이 저희의 기본방침이지요.

-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의견과 학교측에서 실시하고 있는 예방책이 있다면 제시해 주십시오.
최근 인근 학교에서 학교폭력 문제로 소중한 어린 학생들의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되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매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금지 캠페인, 학교폭력 예방 동영상 시청, 학생들의 인성 함양 체험활동 등 다양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폭력은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시작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밀착형 생활지도 차원에서 복수 담임제 및 기숙사 담임제를 도입하여 상담을 수시로 실시하면서 학생들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지도하고 있습니다.

- 요즘 학생들을 지도하기가 힘들지 않으십니까?
요즘 학생들은 자기 표현이 분명하고 개성이 강하다 보니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심이나 배려심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자주 듣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희 학교는 소규모 농어촌지역 학교다 보니 도시 아이들 보다는 순수함이 많이 엿보입니다. 게다가 기숙형 고등학교이기 때문에 동급생 및 선후배간이 친형제자매 사이보다 돈독합니다.

- 학생들의 생각과 행동변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며 올바른 지도방향에 대해서 묻고 싶습니다.
나쁘게만 바라볼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 때는 어른들이 말씀하시면 무조건 따르기만 했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자기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더라구요. 우리 아이들 자치회의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랄 때가 많습니다. 저희가 생각지도 못한 문제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발표하는 모습을 보면 기성세대인 제가 부끄럽기도 하고 요즘 아이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이 아이들의 개성과 당당함을 잘 이끌어 주어 미래 사회를 이끌어 나갈 창의적 리더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선생님들의 몫이 아닐까 싶습니다.

- 참된 스승상에 관하여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교직에 계신 선생님들을 보면 참으로 다양한 스타일과 지도 방식을 가지고 계십니다. 학생을 느긋하게 바라보며 지켜보시는 선생님들도 계시고, 학생을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해 작은 부분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알려주시고 가르쳐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지도방법 이라든지 수업스타일이 제각각이지만, 마음은 모두 같은 것 아니겠습니까? 진정으로 학생들을 위하고, 학생들을 바르게 이끌기 위해서 노력하는 우리 선생님들 모두 참된 스승이라고 생각해도 되지 않을까요? 

- 교육자의 길에 만족하십니까?
저가 교육자로서 30여년을 지내면서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하며 스스로도 여러 번 자문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그 때마다 저의 대답은 당연히 다시 태어나도 교육자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교육이 우리의 미래”이며 그 중심에 제가 있으며 우리의 미래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 보다 의미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조직을 무리 없이 잘 이끈다고 소문이 났는데 그 비결은 무엇입니까?
부끄럽습니다. 굳이 답변을 하자면 사회의 첫걸음을 삼랑진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향해 내디뎠습니다. 그때의 설레임과 두려움 어쩌면 그 느낌을 오늘 아침 출근길에서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설레임과 두려움을 느끼며  동료교사와 학생들이 웃을 수 있고 즐거워 할 수 있도록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라고 고민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 생각합니다.
다시말해 학생에게는 가고 싶은 학교로, 학부모에게는 보내고 싶어하는 학교로, 선생님에게는 보람을 느끼는 학교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변화하려는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학생에게는 자신의 존재의 위대함을 인식하고 꿈을 꾸며 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자신의 아름다운 끼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청년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학부모님에게는 광고의 문구대로 “학부모가 아닌 부모의 마음”으로 학생들을 바라보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의 행복이 부모의 마음에서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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