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유가 인하, 세계 시장에 충격파
사우디 유가 인하, 세계 시장에 충격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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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3.1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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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유 산업계에서 시작된 혼란이 곧 전 세계 시장에 큰 충격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이런 '낙진'이 얼마나 큰 범위로 퍼질지 평가하기까지는 몇 개월이 걸리겠지만, 특히 미국 경제나 텍사스 등 석유에 의존하는 직업군이 많은 지역에서는 그 충격이 더 빨리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운송, 기타 에너지 집약적 경제 활동 등이 약화됐고 이에 따라 원유 수요 또한 약세를 보일 것이다. 러시아와 사우디 아라비아가 여태까지의 불화를 수습하고 러시아가 생산량 감축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사우디 아라비아가 유가를 낮춘다면 전 세계 유가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몇 주 이상 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한다면 미국의 수많은 소규모 석유 회사가 파산을 피할 수 없을 것이며 큰 회사도 배당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수천 명의 석유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유가가 낮아지면 또 다른 석유 생산국, 특히 베네수엘라나 이란, 여러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정치적으로도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석유 산업계에서 들려온 소식에 전 세계 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출처=123RF)
석유 산업계에서 들려온 소식에 전 세계 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출처=123RF)

 

오래되고 연료 효율이 낮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저소득층, 혹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일을 하는 노동자들은 휘발유 등을 사는 데 더 적은 돈을 지불하게 된다.

유가 하락은 사우디 아라비아와 러시아에 피해를 줄 것이지만, 두 나라는 적어도 몇 달 동안은 재정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 사우디 아라비아의 경우 유가가 높아야 사회적인 인프라 등을 구성하는 데 충분한 돈을 쓸 수 있다. 러시아는 충분한 재정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어서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자금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자국의 통화인 루블의 가치를 평가절하할 수 있다.

가장 취약한 것은 이 두 국가에서 석유 시추 사업 등을 하고 있는 생산자들이다.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는 2020년 생산 계획을 줄였으며 수압 파쇄 직원을 9명에서 6명으로 줄였다. 다른 회사들도 앞으로 다이아몬드백 에너지의 수순을 따를 것이다.

부채가 많고 투자가가 적으며 생산성이 낮은 곳에서 시추 작업을 하는 소규모 석유 생산 업체가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회사들은 200개 미만의 시추 장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석유 생산량의 15%를 책임지고 있다. 이들이 생산하는 석유의 양은 지난 10년 동안 하루 1,300만 배럴 이상으로 늘었다.

체서피크 에너지(Chesapeake Energy)와 같은 중소 기업도 위험에 처했다. 이 회사는 현금 보유량이 거의 없으며, 90억 달러(약 10조 9,827억 원)에 이르는 빚을 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최근 투자 메모에 따르면 쉐브론 및 코노코 필립스와 같은 대기업은 원유 가격 충격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지만 엑슨모빌은 최근 탐사 및 새로운 생산에 대한 지출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셰일 암벽을 통해 시추 및 유압 파쇄를 수행하는 할리버튼(Halliburton) 및 기타 서비스 회사들도 서비스를 중단할 위기에 처했다.

골드만삭스는 발레로(Valero)와 같은 정유 업체가 저렴한 석유 공급 증가로 혜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천연 가스 생산 업체는 석유 생산이 줄면서 자연스럽게 천연 가스 생산량도 줄어 천연 가스가 희소해지기 때문에 가격 상승 혜택을 볼 수 있다.

미국 석유 경영진은 낙관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배럴 당 50달러(약 6만 1,000원) 이상의 판매 계약 가격을 책정하면 6개월 동안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2014~2015년에 발생한 것처럼 노동자 해고를 막을 수는 없어 보인다. 당시 유가가 급락하면서 17만 명 이상의 석유 및 석유 서비스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석유 회사들은 시추 작업 부문에서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분석가들은 새로운 시추 장소 개발이 급격히 감소하더라도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갑자기 하루 200만 배럴 이상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배럴 당 평균 원유 가격은 2010년에 77.38달러(약 9만 4,550 원), 2011년에 107.46달러(약 13만 1,305 원), 2012년 109.46달러(약 13만 3,727원)로 상승하던 것이 2014년 96.29달러(약 11만 7,600원), 2015년 49.49달러(약 6만 원), 2016년 40.76달러(약 4만 9,700원)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2020년 들어서는 65.09달러(약 7만 9,500원)였다.

석유 산업은 이전에도 석유 가격의 급격한 하락에 대처해 왔으며 석유 대기업들은 특히 멕시코만과 브라질, 아프리카 등지에서 심해 시추와 같은 장기 프로젝트에 투자해왔다.

일부 분석가들은 "세계 석유 산업이 최근의 도전에 맞설 준비가 충분히 돼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석유 가격이 하락하기 전에도 이미 기후 변화 및 투자자들의 소극적인 투자 등으로 최근 몇 년 동안 석유 부문이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최고 에너지 외교관을 지난 데이비드 골드윈은 "많은 측면에서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것 같지만, 긍정적인 의미로는 아니다. 석유 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수요가 늘어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현재 코로나 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오히려 모든 것이 불확실하며 수요 회복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많은 미국인이 유가 하락으로 주식 시장이 폭락하며 다소 고통을 겪겠지만 적어도 휘발유 비용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제 유가는 얼마 전 20% 이상 폭락했다가 다시 10% 반등했지만, 하루 만에 다시 4% 급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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