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꾸준히 연극을 활동을 하고 있는 부두연극단이 올해로 창단 30주년을 맞이했다.

전위적인 성격이 강해 자주 공연되지 않는 부조리극으로 대표되는 극단이다.

부두연극단은 30주년을 맞아 자축의 분위기에 젖기 보다는 공연을 통해 극단의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내실을 다져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뜻을 가지고 올 초부터 연말까지 30주년을 축하하기보다 도약의 계기가 되고자 하는 행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25일에는 남천동에 있는 엑터스소극장에서 부두연극단 홈커밍데이(homecoming Day) 행사가 열렸다. 지역 연극계 인사와 그동안 부두연극단에 활동했던 배우, 스텝들이 모여 조촐하게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그리고 올해 총 4회의 창간기념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15일부터 31일 액터스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쥐사냥’을 시작으로 7월 한결아트홀에서 열리는 ‘서쪽부두’와 9월 또다시 액터스소극장에서 ‘동물원이야기’를 공연하며 11월에 한결아트홀에서 마지막 창간기념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퍼포먼스 양식의 ‘쥐사냥’부터 환상적 리얼리즘 연극인‘서쪽부두’까지 ‘부랑자연극’이 이어지며 ‘동물원이야기’에서는 ‘톰과 제리’를 연상시키는 상징성 강한 작품이다.

또한 12월에 김남숙 교수(부경대 국문학과)가 집필하는 극단사(劇團史)를 발간예정이다.

극단은 지난 30년 동안 쉼 없이 공연을 하며 많은 연극인들을 배출했다. 부산에서는 스타산실로 불리기도 한다. 영화배우로는 대표적 연기파 배우인 김윤석과 김광복, 김영웅,조진웅, 유혜린, 권오진이 있고, 대학로 연극에서 10년간 정상의 자리에 있는 박지일과 김하균이 있다. 부산을 지키는 실력파 배우들인 변지연, 하현관, 김미경, 우명희, 박창화를 배출했다.

지역에서 대선배 격인 ‘부두연극단’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극단을 지켜온 이성규 대표에 대한 연극계의 평가는 후하다.

극단 ‘자유바다’ 예술감독인 정경환 씨는 “소극장 정신은 창작, 실험이다. 연출가란 독창적인 자기세계가 필요하다. 이성규 대표는 실험적인 부조리극 위주로 독창적인 자기세계를 가진 연출가다.”며 “한 방향으로 진지하게 전진해 나가며 오랫동안 힘든 소극장 운영의 길을 꾸준히 가고 있는 점을 높이 산다”고 전했다.

연극평론가 김문홍 씨는 “많은 극단들이 있지만 창단부터 자기색깔의 변화 없이 부조리극, 해외 문제작, 화제작으로 밀고 나가는 건 전국적으로 찾기 힘든 예다. 부두연극단은 상업연극을 일체 배제하고 정통연극의 길을 걷고 있다. 연극의 정도를 30년간 걷고 있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지난 1월25일 액터스소극장에서 열린 홈커밍데이 모인 연극인들

김현정 기자 khj@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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