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생산하는 데 태양광발전가격과 화력발전비용이 같아지는 균형점을 그리드패리티라고 한다.

최근 태양광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대다수 응답자는 우리나라의 그리드패리티 시기를 2015년 이후로 예상했다. 다음은 2012년이었다. '국내 시장의 성장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는 29.2%가 국가지원금 제도 확대, 28.1%가 부품국산화를 꼽았다고 한다. 정부의 태양광 정책은 46.1%가 '보통', 37.1%가 '못하고 있다', 16.8%가 '잘하고 있다'로 답했다.

태양광산업 종사자들이 답한 결과니 신뢰가 간다. 우리나라의 정부정책과 기술력 그리고 대체에너지 개발 의지와 노력 등의 평가라고 본다.

전 세계가 신재생에너지, 대체에너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09년 세계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전망'에서 1위 국가는 독일이다. 다음이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일본, 프랑스고 한국은 7위를 차지했다. 중국, 인도 등이 한국 뒤에 있으니 순위로만 본다면 그다지 뒤처지지는 않아 보인다.

그러나 이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전망치고 실제 결과에서도 한국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독일과 일본에 비해 늦게 뛰어든 상황이라 설치량과 점유율 면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순위 자체만으로 태양광산업의 현재를 가늠하기 힘든 또 다른 이유기도 하다.

우리의 가능성은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까. 우리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반도체강국'이라는 점이다. '반도체강국인 한국이 태양광발전을 주도할 것'으로 진단하는 해외전문가들도 있다. 물론 정부지원정책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는 전제를 두고 있지만 정부정책이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세계 5위로 진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지원정책은 기술과 생산시설 인허가 문제, 연구비지원, 정책간소화 등 다양하겠지만 가장 우선으로 꼽고 싶은 정책은 인재양성이라 할 수 있다. 건국대학교는 10여개 기업과 함께 태양광발전 분야의 재료와 공정기술을 개발 중이다. 대학이 지식과 기술을 접목해서 만들어 낸 성과라고 볼 때 전문인재 양성, 발굴이 앞으로의 산업발전에 절실하다.

정부가 발표한 태양광발전 인력 양성계획을 보면 2015년까지 화공, 정밀, 에너지 등 관련 분야 이공계 박사급 인력 4500명이 부족한 수준이다. 이에 비해 일자리는 크게 늘어나 신재생에너지 시설 확충과 기술개발 보급 등으로 2007년 1만4000명인 고용규모가 2012년 10만명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에서는 여기에 발맞춰 산학협력 중심대학 및 지역혁신 인력양성 등을 통해 기술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계획대로 인재양성이 된다면 그 다음으로 인재들이 기술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즉 기업에 투자여력이 있어야 한다. 또 기술을 개발한 기업이 제품을 시장에 공급하는 데 필요한 품질검사, 성능시험 등이 원활하게 진행돼 시판에 이를 때까지 여러 단계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정책을 정교하게 만들고 학교와 기업이 보내오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그리드패리티를 2015년으로 예측한 설문응답자들이 가장 많았지만 두 번째로 많이 응답한 2012년도 의미가 있다. 만약 2012년으로 앞당겨진다면 더없이 성공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의 어려움은 이 분야도 피해가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 분야에 투자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니 말이다.

하루빨리 태양광산업이 자생력을 가지려면 일정 기간 동안의 투자집중을 반드시 거쳐야만 한다. 그리드패리티에 하루빨리 도달하는 것이 급하다. 에너지 선진국을 위해서도 말이다.
장쾌호 커리어케어 태양광워킹그룹 그룹장 겸 CEO센터장 chang_resume@careerca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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