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속으로] 오페라 이야기 (5)

   
양성희
부산대 강사
파리국제음악원 최우수 졸업

♦ 알토와 베이스

알토와 베이스 이 두 성부는 음악적으로 가장 낮은 음역을 담당하고 있다. 이 중에 알토의 경우 오페라에 거의 등장하지 않고, 점점 그 역할을 메조소프라노가 하고 있는 추세이다.

알토에 비해 베이스는 오페라에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왕, 노인, 수도사 등의 근엄하고 나이가 많은 인물의 역할을 베이스가 대체로 맡으며, 희극적인 오페라에서 어리석은 노인으로 많이 등장한다.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

앙상블 오페라에서 작곡가들은 독창 뿐아니라 이중창 삼중창 사중창 등의 작은 규모의 앙상블을 고루 활용한다. 만일, 연극에서 4~5명의 등장인물이 한꺼번에 자신의 대사를 떠들어댄다면 관객에게 대사전달이 전혀 안되겠지만, 오페라의 앙상블은 이것을 가능케 한다.

초기 오페라 세리아에선 이러한 앙상블이 별로 사용되지 않았으나 오페라 부파라는 희극적 요소가 가미된 오페라가 생긴 이래 그 비중이 커지기 시작했다.

앙상블의 방식은 두 명 이상의 배역들이 하나의 선율선을 함께 부르면서 서로의 감정을 함께 표현하면서 아름다운 화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노래 선율을 서로 교대로 부르면서 끝마치는 수도 있다.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오페라 부파에서는 피날레에 대규모의 앙상블을 사용하였는데, 이 마지막 장면을 ‘앙상블 피날레’라고 불렀다. 이것은 복잡하게 얽힌 사건들을 등장인물들이 한 사람씩 가세하여 해결해 가는 형식으로 앙상블이 만들어져 대게 막의 끝 장면을 이루는 것으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돈 죠반니>, <코지 판 투테>, <마적> 등은 앙상블 피날레가 어떻게 극의 진행에 긴장감을 부여하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낭만주의시대에는 이중창이 더욱 많이 사용되었는데 베르디의<오텔로>, 푸치니의 <토스카>, <라 보엠>, <나비 부인>등의 사랑의 2중창과,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의 비올레타와 제르몽의 2중창 등을 대표적인 것으로 꼽을 수 있으며, 오펜바하의 <호프만의 이야기> 중 ‘뱃노래’나 영화 쇼생크의 탈출로 유명해진 <피가로의 결혼>에 나오는 ‘편지 2중창’ 같은 아름다운 여성 중창들도 있다.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편지 이중창

합창합창은 마을 사람, 사냥꾼들, 군인 등과 같은 군중들의 역할에 사용되는 요소로써 17세기에 사실상 자취를 감추었던 합창은 18세기 들어서면서 부활되어 모차르트를 거쳐 합창 비중이 점차 커지면서 19세기에 이르면 합창이 극을 주도해 가거나 장면을 이끌어가는 역동적인 역할로 까지 발전한다.

베버의 마탄이 사수 ‘사냥꾼의 합창’ 장면

관현악 -서곡과 간주곡 관현악은 독창, 앙상블, 합창의 반주 역할을 한다. 작곡가는 더욱 효과적인 전개를 이끌어 위해 장면이나 노래에 따라 다양한 악기배합으로 작곡한다. 대규모의 합창장면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악기가 총동원될 때가 대다수이며, 침실장면과 같이 조용한 분위기에서는 훨씬 가벼운 악기배합이 사용될 때가 많다. 때로는 목소리를 위한 반주 뿐 아니라 다채로운 음향효과 즉, 천둥, 새소리, 바람소리 등을 표현하거나 어떤 인물이나 사건을 암시하는 데에 쓰이기도 한다.

관현악이 독립적으로 쓰이기도 하는데, 서곡(Overture)과 간주곡(Intermezzo)이 그 예이다. 오페라의 시작 역할을 하는 서곡은 앞으로 전개될 내용과 극의 분위기를 암시하는 관현악곡이다.

첫 번째 공식적인 오페라 서곡은 륄리의 프랑스 오페라에서 시작되었는데, 느리고-빠르고-느린 3부분의 악곡형식을 갖고 있다. 이탈리아식의 서곡은 빠르게-느리게-빠르게의 세 개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770년대 후반에 알렉산드로 스카를라티에 의해 정립되었다. 프랑스식 서곡과 이탈리아식 서곡은 모두 다른 형식의 음악들에 영향을 주었다. 초기 오페라는 실제 내용과는 연관 없이 연주되었고, 초기 고전/낭만주의 시대에서도 내용과는 별로 관계없으나 소나타 형식에 의해 만들어졌다. 낭만주의 중기에 접어들면서 오페라의 주된 선율로 서곡이 작곡되었으나 서곡을 아예 채용하지 않는 경우도 생겼다.

오케스트라의 규모는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점점 커졌으며, 오늘날에는 종종 유명한 오페라의 서곡들이 선율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독립된 곡으로 연주되거나, 오페라는 사라지고 서곡만 남아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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