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이나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등의 고전문학이 독자들에게 미칠 정신적 유해성을 경고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미국 대학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20일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베니스의 상인'은 반유대주의를 조장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오이디푸스'는 복잡한 애정관으로 독자들의 정신적 외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각각 논란을 낳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 럿거스 대학의 한 학생은 미국 현대문학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위대한 개츠비'에 "잔혹하고 거칠며 여성 혐오적인 다양한 폭력"이 난무한다는 점을 독자들에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에 대해서도 인종차별적인 내용이 담겨 있음을 경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고 문구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애초 인터넷 블로거들로부터 비롯됐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상아탑으로도 번지고 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립 산타 바바라 대학에서는 학생회가 경고 문구의 도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미시간 대학, 펜실베이니아주 브린 모어 칼리지, 오하이오주 오벌린 대학, 뉴저지주의 럿거스 대학, 캘리포니아주 스크립스 대학, 매사추세츠주 웰슬리 대학 등에서도 유사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경고 문구 도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특정한 작품이나 영화가 참전자들이나 성폭행 피해자처럼 정신적으로 취약한 학생들에게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두가 동조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의 캠페인 단체인 개인교육권리재단은 경고 문구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점점 더 과잉보호를 받는 삶의 한 증후군이라고 꼬집었고, 우파 성향의 데일리 콜러 웹사이트는 "권위주의적 좌파가 캠퍼스의 의사표현을 감시하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폄하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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