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득 4천만원 이하면 서민금융상품 7년까지 이용
보험료·대출이자 납입 미루고 보험금 선지급

금융권이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본격적인 금융 지원에 나섰다.

긴급 생활자금·경영자금을 장기 저금리로 빌려주고 대출 원리금과 보험료 등의 납입을 미뤄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적극적인 지도에 따라 참사 피해자와 가족, 이들의 사업체에 대해 올해 11월 14일까지 긴급 생활·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한다.

생활안정 자금은 2천만원 한도로 무보증 신용대출은 국내의 모든 은행에서 연 5.5%의 고정금리로, 부동산 담보대출은 3.5%대의 변동금리로 쓸 수 있다.

신용대출은 1년(일시상환) 또는 1~5년(분할상환), 담보대출은 1~5년(일시상환) 또는 1~30년(분할상환) 만기다.

연소득 4천만원 이하이면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을 통해 긴급생계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을 각각 2천만원 한도에서 5.5% 이하 금리로 7년까지 빌릴 수 있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024110]은 사업체의 경영안정 자금(운전자금 또는 시설자금 용도)을 5억원 한도에서 5.5% 이하 금리로 빌려준다.

기존 신용대출, 담보대출, 기업대출이 지원 기간 내 만기가 돌아오는 경우 6개월을 연장해주면서 최고 1.5% 포인트의 우대금리도 적용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곤란한 사정으로 인해 예·적금을 만기 전에 해지하더라도 어제부터는 만기 이율을 적용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사회공헌활동과 별도로 규정에서 허용하는 최대 한도의 대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등 보험사들도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보험사들은 일제히 대출 원리금과 보험료 납입을 미뤄주고 보험금이 필요한 경우 선지급(지급 심사 전 미리 지급)을 한다.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들은 올해 말까지 보험료 납입과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이자 납부를 유예한다.

신청 기한은 보험사마다 다르다. 한화생명은 6월 말(보험료 유예)~7월 말(대출 이자 유예), 교보생명과 미래에셋생명은 6월 말, 신한생명은 5월 말 등이다.

삼성화재, LIG손해보험, 현대해상,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도 올해 10월 말까지 보험료 납입과 약관대출(보험계약대출) 이자 납부를 미뤄준다.

납입 유예 대상은 피해자, 직계 존·비속, 배우자, 피해자와 주거 또는 생계를 같이하는 형제·자매와 친척 등이다.

보험사들은 아울러 이번 참사로 보험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경우 적극적으로 선지급하기로 했다. 카드사들은 이번 달 또는 신청 후 한 달치 등의 카드사용 대금 청구를 최장 6개월 유예한다.

세월호 참사로 타격을 입은 업종에 대한 지원도 빠르게 이뤄진다.

이번 참사로 매출이 급락한 여행업, 운수업, 음식·숙박업 등에는 1천500억원 규모의 저금리 지원금이 배정됐다.

여행업과 호텔업의 경우 관광진흥개발기금 500억원을 중소기업은 2.0%, 대기업은 3.0%에 4년 만기(2년 거치, 2년 분할) 조건으로 은행권에서 빌릴 수 있다.

여행, 운수, 음식, 숙박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은 총 1천억원 규모의 소상공인 창업 및 경영개선자금을 업체당 7천만원까지 2.7% 금리에 5년 만기로 대출할 수 있다. 할부금융사들은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전세버스 등의 할부 원리금 상환과 채권 추심을 미룬다.

이밖에 금융감독원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경기도 안산시와 전라남도 진도군에 금융지원반을 설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자금 애로를 상담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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