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어닝쇼크’
전문가 ‘실적부진 우려 하반기 지속’

   
대형 조선주의 주가 흐름이 올해 상반기 하향해 ‘빅3’의 시가총액이 9조원 가깝게 사라졌다. (사진=대우조선해양)

대형 조선주의 주가 흐름이 올해 상반기 내내 아래쪽을 향하면서 연초 이후 ‘빅3’의 시가총액이 9조원 가깝게 증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가 저가 수주물량이 매출에 가장 많이 인식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조선업체들의 실적 부담감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시총이 올해 들어 8조7345억원 감소했다.

시총이 가장 많이 줄어든 업체는 현대중공업이다.

올해 초 25만3500원이었던 주가가 전날 18만7000원까지 떨어지면서, 시총도 19조2660억원에서 14조2120억원으로 쪼그라졌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 주가도 25.2% 하락하면서 시총이 8조7848억원에서 6조5684억원으로 줄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주가가 21.9% 떨어져 시총이 6조6795억원에서 5조2154억원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대형 조선주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까닭은 수주와 실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조선업체 3개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모두 ‘어닝쇼크’(실적충격)였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500억원, 2200억원이었으나 실제 발표된 잠정치는 각각 1889억원, 3625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영업이익 잠정치도 806억원으로, 시장의 예상치(1211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수주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통해양플랜트 수주를 중심으로 올해 대형 3사의 예상 수주금액이 지난해보다 8% 줄어든 397억 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며 “실적 부진에 수주 약세 문제까지 겹쳐 조선주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형 조선업체의 실적 부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신조선가가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시기가 2012년 11월부터 작년 5월까지인데, 이 기간에 수주된 최저 수익성 물량이 매출에 가장 많이 인식되는 시기가 올해”라면서 “올해 조선업체들의 실적이 바닥을 칠 것”으로 봤다.

전재천 연구원도 “7월에 임금단체협상이 진행되는데 이 시기에 통상임금 이슈가 재부각될 것”이라면서 “통상임금 확대 적용 범위에 대한 노사의 합의에 따라 매출액 대비 인건비의 비율이 최대 1%포인트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전 연구원은 최소 올해 3분기까지는 조선업의 투자 환경이 비우호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한쪽에서는 최근 시장 내 조선업 관련 우려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상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신규 선박 발주가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비관론이 지나치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3대 조선업체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모든 조선소가 부진한 실적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며 빅3 가운데 실적·수주 모멘텀이 양호한 대우조선해양과 기타 조선업체 중 한진중공업에 대한 투자를 권고했다.
이유진기자 lyj@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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