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형간염의 바이러스가 면역이 안 되는 원인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해 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팀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원인을 규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위장병학저널’(Journal of Gastroenterology) 5월호에 실렸다.

A·B형 간염 바이러스는 면역반응을 이용해 외부에서 침입한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지만, C형 간염 바이러스는 면역을 회피하기 때문에 감염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일반적으로 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T세포 면역반응에 의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제1형 주조직복합체’의 발현이 증가하게 된다.

연구팀은 세포분리 배양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세포 내의 ‘PKR’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해 제1형 주조직복합체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기존에는 C형 간염 바이러스가 제1형 주조직복합체의 발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신의철 교수는 “C형 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신약들은 많이 있지만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라며 “앞으로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예방 백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형 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1억7천만 명, 우리나라에서도 국민의 1% 정도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감염되면 대부분 만성으로 변하며 간경변증이나 간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연 기자 lsy@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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