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닥의 부진에 코스피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코스닥 지수가 550선 밑으로 떨어졌던 지난 19일 한국거래소 시황판.

최근 외국인들이 대형주를 집중 매수하면서 중소형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올 들어 상승세를 지속했던 코스닥 시장의 조정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63포인트(0.48%) 오른 545.59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 코스닥은 지난 4월18일 종가 571의 고점을 기록할 때까지 상승세를 유지하며 600선 돌파를 기대하고 있었으나 이후 박스권을 유지하며 현재 540선까지 하락한 상태다.

반면 박스권 등락에 갖혀 있던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매수세로 인해 2000선을 돌파한 뒤 펀드 환매에 따른 매물벽에 막혀 추가 상승을 시도하고 있다.

이아람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에서는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수급이 안 좋다”며 “투자자들이 코스피 상승에 집중하다 보니 코스닥 쪽에 눈을 많이 안 돌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최근 수급자체가 코스닥보다 코스피로 들어오는 자금이 많았다”며 “코스닥은 연초의 상승세에 대한 차익실현 압력으로 낙폭이 계속 커지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1분기 실적발표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이런 현상이 더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승세를 기록하던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이 코스피에 비해 더 악화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아람 연구원은 “1분기 실적에서 코스피 종목들은 4분기를 바닥으로 개선되는 흐름이 파악됐다”며 “반면 코스닥 종목들은 아직까지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는 모습이 명확히 파악이 안되고 있다”고 전했다.

변준호 BS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둘다 전체 실적은 증권사들의 예상치보다 낮지만 코스닥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를 더 많이 하회하고 있다”며 “코스피 대형주들의 경우 예상치보다 5~10% 정도 덜 나온 반면 코스닥 중소형주들은 30% 정도 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1020원대까지 떨어진 원화강세 국면도 대기업 위주의 코스피보다 중소기업 중심의 코스닥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화강세에 대한 헤지를 잘 대비해 둔 대기업들에 비해 중소기업들은 이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않다는 것.

이재훈 연구원은 “대기업들의 환율 감내력은 상당히 높은데 비해 중소기업들의 감내력은 상당히 낮다”며 “그동안 환율이 워낙 많이 하락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어닝 실적을 훼손했을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변준호 연구원도 “실제적으로 원화강세가 계속되면 중소기업들의 환 대처능력이 떨어진다”며 “그런 부분에서 코스닥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

또한 코스피 대기업들이 부품주인 코스닥 기업들에게 환율에 따른 가격피해를 떠넘기면서 상황이 더 악화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변 연구원은 “대기업들이 환 피해에 대한 가격전가를 위해 부품주 중소기업들에 마진 압박을 가하면서 코스닥 기업들이 더 힘들어지게 된 것일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이유진기자 lyj@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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