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국산화할 필요가 없는 일부 부품을 제외하면, 국내 기술력은 이미 선진국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녹색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화로서의 요건도 충분히 갖춘 셈입니다.”

국내 풍력발전 1세대로 불리는 손충렬 한국풍력에너지학회장은 풍력발전이 대한민국에 녹색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단언한다.

“이미 국내 풍력발전시장은 한마디로 춘추전국시대입니다. 다수의 대기업이 개발 경쟁에 뛰어든데다 개발 기종과 용량이 서로 비슷해 내수시장에서의 한판 격돌이 예상됩니다.”

손 회장에 따르면 정부의 녹색성장 기조에 따라 유니슨과 효성·두산중공업에 이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유니슨은 국내 최초로 750㎾ 및 2㎿급 풍력발전기를 자체 개발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수출에도 앞장서고 있고, 효성은 2㎿급 풍력발전기를 실증시험 중이며, 지난해 말에 ‘해상용 5㎿ 국책과제’의 주관기업으로 선정됐다.

두산중공업 역시 오는 7월 3㎿급 해상풍력 실증시험을 위한 프로토 타입 설치를 목표로 현재 마무리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전라북도 군산에 올해 9월 연간 생산능력 600㎿ 규모의 풍력발전기 생산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며, 삼성중공업도 지난해부터 팀을 꾸려 2010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 확실한 선도기업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반면에 국내 부품업체는 자수성가한 사례로 기존 강점을 갖고 있던 단조 분야를 풍력에까지 확대한 경우입니다. 이미 시장에서 쌓인 신뢰도로 인해 해외 시장 진출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손 회장은 이처럼 국내 부품업체들은 외국업체를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지만, 시스템업체는 개발에만 신경 쓰다 보니 제품의 후속 조치가 정부정책에 안주할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한다.

현 상황에선 우선 정부정책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가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는 설명이다. 정부의 정책 의지가 중요한 대목이다.

하지만 정부도 예산으로만 풍력산업을 유도한다면 이는 아주 큰 실책이 될 것이라고 손 회장은 경고한다.

“풍력발전 보급은 현 상황에선 국산제품이 외산제품을 완벽히 누르기 힘든 상황입니다. 정부가 가능하면 국산 제품을 구매 설치할 수 있도록 유도해줘야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외산 제품을 단순 보급하기보다 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시범단지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바로 터를 마련해주는 것입니다. 이는 자연히 국산 제품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녹색바람이 녹색성장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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