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은 하나의 거대 융합산업이다. 풍력발전은 신재생에너지원 중에서 경제성이 높은 에너지원으로 기계·항공·전기·전자·재료·토목·해양 등 중공업 분야를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연관된다. 산업화 기반이 이미 갖춰진 상태에서 출발한 것이다.

풍력발전기 제조원가의 20∼25%를 차지하는 블레이드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물류비용 부담이 크다. 설계·해석·시험기술은 높은 기술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다. 750㎾, 1.5㎿, 2㎿, 3㎿ 등 다양한 풍력발전 시스템 개발 사업과 연계해 추진되고 있는데 3㎿급은 길이만 50m에 이르는 등 상당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블레이드가 워낙 대형이다보니 부품을 제조하기 위한 금형도 하중에 따른 변형 최소화와 경량화 균일수지 경화도 필수적이다. 케이엠에서 2㎿급 블레이드의 개발과 인증을 완료했으며, 지난해 말부터 5㎿급 대형 해상풍력발전 시스템 블레이드 개발을 착수했다.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기는 선진국에 비하면 70% 수준에 불과하지만 풍력터빈 시스템 부품 중에서는 가장 앞서 있는 분야기도 하다. 현재 효성과 현대중공업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 동국 S&C 등 국내 3∼4개 회사에서 세계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타워는 이미 세계적 수준이다. 국내외 굴지의 회사에 타워 및 관련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풍력발전시장은 이른바 춘추전국시대라 할 정도로 확실한 선도기업 없이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서두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물론 아직은 개발단계기 때문에 뚜렷한 실적은 없지만 기초체력이 튼튼한만큼 기존 선도국을 따라잡기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대표적 풍력발전 제조업체인 유니슨(대표 김두훈)은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750㎾급 풍력발전기로 해외수출의 물꼬를 텄다. 미국 지온윈스와 750㎾ 2기, 2㎿급 2기를 처음으로 수출 계약한 데 이어 해외 풍력발전단지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13일에는 한국남동발전과 공동으로 국내외 풍력발전단지를 개발하기로 했으며, 최근 키르기스스탄 내 100㎿ 규모의 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MOU를 교환하고 에콰도르에도 129㎿의 발전단지 조성이 계획돼 있다.

지난해부터 자유단조 사업에도 진출한 유니슨은 수출비중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만 32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 중 해외 수출액만 약 20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 본격적인 풍력발전의 수출산업화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국내 중전기기 산업을 이끌어온 효성은 감속기와 발전기·산업기계·철탑 설계 등 기존 사업부의 축적된 역량으로 10년 전부터 풍력발전시스템 국산화에 뛰어들었다. 2004년 자체 기술로 750㎾급 풍력발전기 1호를 개발 완료하고 지난 4월 독일의 풍력발전 인증기관인 DEWI-OCC로부터 국내 최초로 750㎾급 기어식 풍력발전시스템에 대한 국제 인증을 취득한 바 있다. 2㎿급도 이르면 이달 인증을 받게 된다.

특히 지난해 말 해상용 5㎿ 국책과제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풍력발전기기의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톱 10 글로벌 풍력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라는 비전 아래 전 사적으로 2010년까지 세계 10대 풍력발전 설비 업체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대표 박지원)은 3㎿급 육·해상 풍력발전시스템인 ‘WinDS 3000TM’ 개발을 아시아 최초로 시작했다. 현재 상세설계와 주요 부품 제작이 거의 끝난 상태다. 올 12월부터 ‘WinDS 3000TM’의 각 구성요소에 대한 성능 테스트를 시작, 내년 7월에는 제주도 김녕에 프로토 타입을 건설할 계획이다. 바다에 설치하는 해상용이지만 약 1년간의 테스트를 위해 프로토 타입은 육상에 설치하며 이때 상용화 제품에 필요한 성능 및 신뢰성을 검증하고 국제인증을 취득하게 된다.

국내 시장은 해외진출을 위해 공급 및 운전실적을 확보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 활용하고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 10년 내 풍력분야 ‘글로벌 톱5’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코스닥 대장주이자 세계 최대의 자유형 단조 기업인 태웅은 2003년 GE윈드에 풍력발전용 타워 플랜지와 메인 샤프트를 공급하면서 풍력시장에 뛰어들어 급성장했다.

2005년에는 지름 9000㎜급 링 롤링 밀을 설치해 타워 플랜지 분야 세계 최대 규모를 구축, 세계 최고를 향한 기반을 갖췄다. 이로써 2004년 97억원으로 시작한 풍력부문 매출이 2005년에 215억원으로 늘어났고 2006년 767억원, 지난해에는 2996억원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증가를 기록했다. 2012년에는 제작공장을 설립, 원자재 공급에서 제품 생산까지 일괄 체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동국S&C는 타워 단일 품목으로 2006년 수출 7000만달러, 2007년 1억달러를 달성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2007년 베스타스와 GE 윈드·지멘스 등에 1300여 세트를 공급하면서 세계 타워시장 점유율 40%를 달성했다.

타워플랜지와 기어림·록 플레이트 등 풍력단조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평산은 GE윈드와 SUZLON, 베스타스 등 세계적 풍력기업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만 635억원으로 전년 대비 36%나 늘어난 수치다. ◆정부의 추진 전략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정부도 녹색기술과 그린에너지로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비전 아래 풍력발전을 2030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산업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태양광과 연료전지·석탄IGCC와 함께 4대 핵심 분야로 선정, 수출산업화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이는 파급효과가 큰 분야를 중심으로 신성장산업화한다는 복안에 따른 것이다.

또 해상풍력 보급기반을 확충하고 중소형 틈새시장을 공략, 국산화율을 끌어올리고 2030년에는 수출산업화한다는 구상이다.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보면 중장기적으로 풍력 분야 공급비중을 지난해 1.7%에서 2030년 12.6%로 늘릴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누적 총 보급투자비는 2030년까지 999조원으로 예상되지만 상당부분 국산화 비중을 높인 풍력은 에너지 공급량 대비 투자비중은 7조7000억원에 그칠 전망이다.

기술개발 산업화 로드맵에서도 정부 추진계획을 알 수 있다. 핵심부품 기술개발을 통해 2020년 세계 톱 5의 기술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고신뢰성·고효율 대형 육·해상 풍력발전시스템 개발을 통해 2010년 W당 3000원으로 예상되는 시스템 단가를 2030년에는 절반 정도인 1700원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또 상용화설비용량도 2016년까지 5㎿로 늘리기로 했다.

산업화 저변확대 기간인 2021년부터는 10㎿ 이상의 부유식 대형 해상풍력시스템과 고공풍력 활용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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