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0.29% ↑ 달러화 3% ↑
올해 한국 증시 9177억원 순매수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에서 주가 상승과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이중의 이익을 얻으면서 국내 투자자보다 월등한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대신증권과 블룸버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를 원·달러 환율로 나눈 달러화 환산 코스피 지수는 23일 현재 1.968로 집계됐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2011년 8월 초 이후 2년 9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달러화 환산 코스피 지수는 올해 들어 3.04%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는 지난 연말 2,011.34에서 23일 2,017.17로 0.29% 오르는 데 그쳤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1,050원 안팎에서 1,024.75원으로 25원 이상 하락했다.

그 결과 달러로 한국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는 이 기간 3%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달러 환산 코스피 지수는 코스피가 연중 최저를 기록한 지난 2월 4일 1.741에서 지금까지 13.1% 급등했다.

이에 비해 이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은 6.91%로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국내 투자자의 두 배에 육박했다.

최근 석 달간의 달러 환산 코스피 상승률도 7.33%로 코스피 상승률 2.35%의 세 배를 웃돌았다.

이처럼 달러 환산 코스피가 뛰어난 실적을 올리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한국 증시에서 모두 9177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내 개인(5892억원 순매수), 기관(1조4649억원 순매도)을 제치고 상승장을 주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달러 기준 코스피 지수가 2011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함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관점에서 코스피는 새로운 상승국면으로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원·달러 환율이 1,050선에 이어 1,030선까지 힘없이 무너지면서 추가 환율 하락으로 인한 환차익 기대감도 생기고 있다.

이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2분기 중 일시적으로 1,000원선 밑으로 밀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외국인 입장에서는 시세 차익과 환차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기회가 커진 셈”이라고 관측했다.
허연미 기자 hymfw7@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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