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문턱에서]

   

 양성문
 보험개발원 기획관리부문장

스쳐 지나가며 들었던 말들이 가슴에 다가오는 일들이 있다. 내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보니 그 의미가 보다 절실하게 느껴진다는 것일 게다.

그 중 하나가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현명하게 살아야 한다는 얘기이다. 누구나 행복한 인생을 꿈꾸며 노력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현명하게 살아가는 것인가? 말 그대로 현명하게, WISE하게 살라는 말이다.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열심히 일해야(Work) 한다. 우리는 자신의 생업에서 최선을 다할 때 성취와 보람을 느끼게 되며, 경제적 안정은 자연히 뒤 따라 오게 된다. 그 다음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든든한 보장(Insurance)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지금까지의 노력과 결실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슬기로운 토끼는 도망갈 구멍 셋을 파놓는다는 교토삼굴(狡兎三窟)의 교훈처럼 사람도 갑작스런 어려움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준비해야 함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미래를 위한 저축(Savings)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평균수명이 길어진 현대인은 누구나 공감하는 말이다. 특히 고령화사회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 또한 중요한 일이다. 다음으로는 이러한 준비들이 어느 정도 되었으면, 그 때부터는 진정으로 인생을 즐기며(Enjoy) 살라고 한다.

맞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보험보다는 저축이 우선되어야 맞는 말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판단하며 흘려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최근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지하철 사고뿐만 아니라 터키의 탄광폭발 사고, 방글라데시 여객선 침몰사고 등 끊임없는 사건사고 소식을 접하면서 보험이 저축보다는 우선되어야 한다는 예전의 그 말이 맞을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스쳤다.

인간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다름 아닌 불안과 초조라는 감정이라고 한다. 개인이건 기업이건 불안 또는 불확실성을 최소화할 때 안정적인 삶과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불안과 불확실성의 상당 부분을 누군가에게 떠넘길 수 있는 보험이라는 경제적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보험은 위험발생에 따른 경제적 불안감에서 사람들을 해방시켜 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 줌으로써 삶의 위안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생활만족도와 행복감을 증진시킨다. 그런 측면에서 1인당 보험료 지출규모를 의미하는 보험밀도(insurance density)가 높은 국가에서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60년 만에 세계 7위의 무역대국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세계 어디에서도 인정받는 국가의 국민인 것이다. 자랑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열심히 일해 왔고, 많은 것을 이룩했다. 하지만 삶이 행복하지 않다는 것은 사회안전망을 포함한 질적 인프라에서 아직도 많은 부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최근의 잇따른 사건사고는 우리가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대형 참사로 인해 우리 사회가 우울감에 빠져있지만 그렇다고 슬픔에만 잠겨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우리가 무엇을 소홀히 했는가를 되짚어 보고 동일한 과오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늘 하루라도 우리의 가정과 일터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 가를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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