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과 함께, 정부 측 파트너로서 스마트그리드 추진의 쌍두마차 역할을 하는 곳이 한국전력거래소(KPX)다.

지식경제부 산하 비영리특수법인인 KPX는 현재 지경부의 수족처럼 움직이며 스마트그리드 밑그림 그리기 작업에 분주하다. 이 작업은 KPX 내에서도 시장기획팀이 담당한다. 이 팀에 최근 과장급 직원 두 명이 보강됐다. KPX는 지능형 전력망 구축 추진위원회의 5개 분과 중 비전·신비즈니스 분과와 국제협력분과의 두 분과에서 간사 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KPX가 현재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분야는 스마트그리드의 기반이 되는 전력시장과 요금제도 개선이다.

이를 위해 KPX는 ‘실시간 요금제(리얼타임 프라이싱)’ 도입과 함께 △전력시장 가격에 연동한 단계적 실시간 요금제 도입 △실시간 변동 가격 신호를 제동하되, 소비자가 지급하는 총요금 수준은 동일하게 유지하는 방안 △현행 전일시장 외에 실시간 시장 추가 △가격결정시간대 세분화(예:5분 단위) 시행 등을 조심스럽게 모색하고 있다.

또 송전 제약을 등을 반영해 지역별로 가격신호를 제공하고 예비력과 같은 수요 자원의 보조서비스 시장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채영진 KPX 시장기획팀 과장은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전기 가격을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실시간 요금제’야말로 스마트그리드의 성공을 가늠하는 최고의 전제조건”이라며 “실시간 가격신호는 스마트그리드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인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소비절약, 투자비 감축은 물 에너지 소비정보를 활용한 전기차의 확산이나 배터리 충전소 설치 등과 같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그리드 환경에서의 계통안정성과 보안 강화 역시 KPX의 몫이다. 이를 위해 KPX는 분산형 에너지관리시스템(EMS)과 마이크로 그리드 운용기술 개발 및 테스트에 매진하고 있다. 풍력이나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전원 증가에 대비한 안정적 계통운영기술의 확보와 V2G(Vehicle to Grid)를 비롯해 H2G(Home to Grid), B2G(Building to Grid)에 대비한 계통 운영기술 조기 확보도 KPX가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분야다.

특히 스마트그리드가 정보통신망과 맞물려 구동될 때 가장 취약한 분야로 사이버 보안이 지적되는만큼, KPX도 계통운영 관련 보안 역량의 강화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로 전력정보가 개방되면 전기 소비자의 역할이 커진다. 이에 따른 종합 파워포털 개발 및 운영도 KPX가 맡아야 할 분야다. 무선원격검침시스템(AMI) 등으로 폭발적인 증가가 예상되는 ‘소비자 시장 참여’를 관리·운영할 수 있는 포털을 어떻게 개발하고 운영할 것인지가 숙제가 되는 시대가 온다.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한전이 공급하는 대로 소비만 했던 전력 소비자는 파워 포털을 거쳐 자신들의 전력소비 관련 종합 정보서비스를 제공받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KPX는 해외 거래소와 전략적 협력을 바탕으로 기술교류와 신사업 기회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KPX는 세계 최대규모 전력시장 운영사인 미국 PJM과 협력해 스마트그리드 환경의 ‘KPX-PJM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스마트그리드 운영기술 정보교류와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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