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보같은 정치싸움 되풀이하겠다는건가" 비판

남부권 신공항 후보지인 부산 '가덕도'에서 열린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가 당내에 무성한 뒷말을 남기고 있다.

새누리당은 28일 부산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전통적 '텃밭'이지만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가 야권 단일화 후보인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게 고전하고 있는 부산시장 선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다.

그런데 정작 이날 회의엔 7명의 공동선대위원장 가운데 부산이 지역구인 김무성 의원과 외부에서 영입한 한영실 위원장을 제외하곤 5명의 정치인 선대위원장이 모조리 불참했다.

대신 서청원 위원장은 광주와 전북, 이완구 비대위원장과 이인제·최경환 위원장은 충청권, 황우여 위원장은 인천에서 각각 별도의 지원 유세를 진행했다.

이미 잡혀있는 일정이 있었다는 게 표면적 해명이다. 속내는 남부권 신공항 부지를 놓고 대구경북(TK)과 부산, 경남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선대위원장단이 우르르 가덕도로 달려가기에는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6·4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자칫하다간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는 꼴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당직자는 "회의 장소가 가덕도로 정해지자, 권영진 대구시장 후보를 비롯해 대구경북 지역에서 항의가 빗발쳤다"며 "시기가 시기인 만큼 부산 지역 의원이 아니면 가덕도 회의 참석이 아무래도 껄끄러웠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는 가덕도 공항 건설을 다짐하는 결의문이 채택됐다.

당장 예상대로 대구·경북지역의 반발이 거세다.

권영진 후보는 성명을 내고 "새누리당 부산시당은 가덕도에서 중앙당 선대위 개최를 추진하는 등 신공항 입지문제를 선거에 이용하고 지역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유승민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영남의 5개 광역단체가 신공항을 두고 싸우다 백지화해 버렸던 쓰라린 경험을 잊어버리고 바보같은 정치싸움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부산의 정치권이 부디 이성을 되찾아 정부의 조사에 일임하기로 한 당초 약속을 지켜줄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유 의원은 또 "가덕도에서 중앙선대위 회의를 개최한 책임은 당 지도부에도 있다"며 "최소한 판단력조차 없는 무능한 당 지도부와 중앙선대위는 깊이 반성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영남권의 해묵은 숙원인 '동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 가덕도 유치를 주장해 온 부산권과 경남 밀양을 지지하는 대구·경북·경남권은 끊임없이 대립해 왔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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