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천 장종원 선생

도교가 종교의 형태로 형성되기 이전에 이미 노자의 『도덕경』과 『장자(莊子)』·『열자(列子)』등에는 도가사상이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동서고금에는 도교와 도가사상을 혼동하는 예가 많다.

도교와 도가사상은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도교는 어디까지나 종교이므로 근본적으로는 도가사상과 뚜렷하게 구별되어야 한다.

도교는 도가사상의 도 개념을 중심으로 불로장생을 얻고 도와 합일하여 신선이 되는 것을 궁극적인 이상으로 삼고 있는 데서 비롯되었다.

도교는 마치 큰 바다가 작고 큰 물줄기들을 두루 받아들이는 것처럼 온갖 종교·사상·풍속 등을 자체에 편리하게 흡수, 조절하는 특이한 성질을 지니고 변천해 왔다.

도가사상은 도교가 흡수, 조절한 주요한 사상의 하나이지, 본래부터 도교가 곧 도가사상이었던 것은 결코 아니다. 도가사상은 도교가 그 사상과 논리를 흡수한 이후에도 사상·문학·예술 등 각 방면에 작용하면서 독자적으로 전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도가사상은 도교라는 종교와는 엄연히 구별되어서 역대 지식인들에 의하여 연구·수용되어 발전되어 왔다도교는 본래 자연발생적인 종교였기 때문에 엄밀하게 따질 경우, 교조(敎祖)라든가 개산조(開山祖)라든가 하는 것들을 밝혀낼 수는 없다. 노자를 교조로 내세우기도 하나 그것 역시 종교의 체제를 갖추게 하려는 의식이 생겨난 뒤의 일이다.

도교라는 종교의 성립과정과 그것이 목적하는 바를 보면, 도교는 고대의 민간신앙을 기반으로 하여 신선설을 중심에 두고, 거기에다 도가·역리·음양·오행·참위·의술·점성 등의 법술과 무술적인 신앙이 복합적으로 섞여, 그것을 불교의 체제와 조직을 본받아 뭉뚱그린 종교로, 불로장생을 주요 목적으로 삼고 현세의 길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도교는 유교와 불교는 물론 다른 신앙까지 큰 마찰 없이 받아 들여서 용해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도교라는 명목으로 융합되는 신앙이나 행사의 내용이 매우 복잡해졌다. 도교는 신선설과 연결되어 불로장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게 됨에 따라 건강관리를 중시하여, 심리적으로는 초월주의적 신앙(司過神的信仰)과 주술적인 방법이 도입되었고, 물리적으로는 호흡조절(調息), 곡식 먹지 않기(辟穀), 관절의 조절(導引), 남녀 방사의 조화(房中) 등의 방법이 채택되었다.

이 땅에 도교가 정식으로 도입된 것은 고구려 말기였고, 그것은 주로 국가를 위하여 재앙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禳災祈福) 제례의식(齋醮)를 중심으로 한 의식적(科儀的)인 도교였다.

중국 신선방술의 발생과는 별도로 우리나라에는 고대로부터 도교를 수용하기에 적합한 토착적인 고유 문화현상으로서 산악신앙·신선설 및 그것들과 연관이 있는 각종의 방술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고대의 건국신화가 산악신앙 및 신선사상과 직결되어 있으니, 단군신화를 보면 그것을 곧 알게 된다.

단군신화에 언급된 홍익인간이라는 이념은 한국 신선사상의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고, 후세 선파에서 내세운 환인과 환웅으로 연결시킨 단군의 정신과 교훈은 인간만사의 도리와 우주 삼라만상의 이치를 두루 통섭하는 것이었다.

그들은 우리 민족의 무한한 저력에 대한 신심과, 우리 겨레가 세계를 영도하는 지위에 오를 영광된 장래가 있으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선과 결부시켜 예술가를 경애하는 등 우리 고유의 선가설과 관련된 특징이 내포되어 있다.

이러한 우리 고유의 신선사상은 그 전승과정에서, 수련적인 도교와 접합하면서 변천하여 내려 왔다. 따라서 이러한 신선사상은 도교적인 문화현상으로 간주하여 한국 도교의 특징의 하나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토천 장종원은 동양명리학자이자 경영학 박사로서 토천 행복연구원장으로 활동.

▲ 전 동의대학교 강사

▲ 원광디지털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 부경대학교 평생교육원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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